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세대(5G) 이동통신과 고정위성간 주파수 혼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파수 클린존(가칭)'을 활용한다.
5G 신호가 없는 주파수 청정지역에서 위성방송 채널을 수신하고 다른 주파수 대역 위성으로 다시 쏘아올려 신호를 내리는 우회수신 방식이다.
5G 대역 3.42~3.7㎓ 대역이 대상이지만 3.7~4.2㎓ 주파수 대역을 5G 용도로 분배하는 데 우려도 해소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부처·기관, 방송사, 이통사 등과 협의해 주파수 클린존을 구축할 방침이다.
주파수 클린존은 KT SAT 금산위성센터가 유력하다. 위성방송 수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5G 전국망 구축시 주파수 클린존은 제외한다. 과기정통부는 검증을 거쳐 클린존 최종 위치를 확정할 방침이다.
주파수 클린존은 3.4~4.2㎓ 대역(C밴드)에 위치한 위성방송 채널 직수신에 문제가 생길 경우 활용된다. 혼간섭이 없는 환경에서 위성방송 채널을 수신한 뒤 10~18㎓ 대역(KU밴드) 위성으로 올려 다시 내리는 방식이다.
3.4~4.2㎓ 대역은 위성방송 채널 수신을 위해 활용돼 왔지만 정부가 3.42~3.7㎓ 대역을 5G 이통용으로 할당하면서 일부 채널 수신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3.8~4.2㎓ 대역 위성방송 채널만 수신이 가능하다.
5G 상용화 시 타이콤5 위성을 통해 3.696㎓ 대역을 사용하는 북한조선중앙TV도 국내에서 수신할 수 없다. 인텔셋21 위성으로 3.840㎓ 대역을 사용하는 동일 채널이 있지만 아메리카 대륙을 대상으로 해 국내에선 신호를 받을 수 없다.
북한조선중앙TV는 과기정통부로부터 재송신 승인을 받지 않는 채널이다. 법적인 인허가 대상이 아니지만 안보기관과 방송사 등이 이용하고 있어 수신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 북한조선중앙TV를 주파수 클린존에서 수신, 암호화한 뒤 KU밴드 위성으로 서비스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주파수 클린존을 활용하면 3.42~3.7㎓뿐만 아니라 3.7~4.2㎓ 대역도 5G 용도로 분배할 수 있다. BBC, CNN, NHK 등 3.7~4.2㎓에 위치한 위성방송 채널을 우회수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5G 추가 주파수 후보 대역 중 하나로 3.7~4.2㎓ 대역 최대 400㎒폭을 제시했다.
우회수신에 따른 위성 사용료는 해결 과제다. 방송사는 기존에 없던 위성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보기관이 북한조선중앙TV를 수신해야 한다면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이전과 동일하게 방송사에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7~4.2㎓ 대역이 이통용으로 할당될 경우에는 위성 사용료를 이통사가 부담하도록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막대한 주파수 대가를 납부해야 하는 이통사에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위해 혼·간섭 문제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향후 추가 주파수 확보에는 기존 주파수 대역(3.7~4.2㎓) 이용자를 보호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