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200여개국 약 2400개 기업이 참여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가 개최됐다. 'MWC 2019'의 최대 화두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차세대 통신 기술인 5세대(5G) 이동통신이었다. 미국, 중국 등과 더불어 상위 10개 참가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의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차세대 네트워크를 대비한 다양한 5G 지원 장치 및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관람객과 미디어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 네트워크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나날이 진화하는 통신 기술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홈 가전제품을 포함해 센서가 탑재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사물을 서로 링크시키면서 엄청난 연결을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한 기술로는 근거리통신기술(WPAN, WLAN 등), 이동통신기술(4G, 5G 등), 유선통신기술(이더넷, BcN 등) 같은 유·무선통신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있다.
그 가운데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기업이 와이파이, 블루투스, 지그비, 지웨이브 등 IoT 근간이 되는 다양한 무선 프로토콜 기술에 관심을 나타낸다. 고성능 무선통신을 가능케 하는 무선랜 기술인 와이파이는 이미 가장 보편화된 통신기술인 동시에 높은 호환성과 데이터 전달이 유리하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는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강화에 따라 빠르게 전국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통 3사 협력으로 공공기관, 공원, 관광지, 광장, 전통시장, 문화시설, 주요 거리 등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서 누구나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된다. 그러나 우리는 무선 네트워크의 편리함에만 관심 있을 뿐 그 뒤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보안 위협에 대해서는 간과한다.
맥아피의 지난 몇 년 동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커들은 공공장소에 해킹을 위한 와이파이 공유기를 설치해서 사용자 연결을 유도하고, 은행 사이트 로그인과 신용카드 번호 같은 금전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탈취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한 19세 여대생은 커피를 구매하면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스타벅스에서 제공하는 인터넷으로 평소 자주 이용하는 여러 온라인쇼핑몰에서 바지, 후드티 등 몇 가지 상품을 구매했다. 몇 주 뒤 그녀는 알지도 못하는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27개월 구독 결제 내역서를 받았다. 다행히 이 사실을 알아낸 후 은행의 도움을 받아 잘못 청구된 비용을 돌려받았지만 복잡한 환불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엄청난 시간과 기회비용을 소모했고, 그동안 문제없이 사용해 온 신용카드도 교체했다.
이 같은 피해 실례는 사용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서 무선 네트워크 보안 위협에 대한 주의를 고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보안 인식 변화의 속도는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더디기만 하다. 최근 맥아피가 세계 사용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5%는 가장 큰 온라인 위협에 대해 개인 신원 정보와 프라이버시 문제라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20%는 온라인 구매 시 안전하지 않은 와이파이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반응했다.
이처럼 사용자에게 만연해 있는 와이파이 관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과 기업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업은 무선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사용자 안전을 위해 기획 단계부터 높은 수준의 보안을 고려해야 한다.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 보안 적용 선택을 의무화하고 복잡한 암호화 체계를 구축한다면 이용 안전은 충분히 확보될 것이다. 개인들은 보안 회사가 제공하는 VPN으로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VPN은 네트워크 인증, 서비스 통제, 접근 대상 서비스 확인 등을 기본으로 구현한 기술이다. 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해커 위협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무선 네트워크가 우리 삶의 양과 질에 변화를 가져다줬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사용에 앞서 조금만 보안에 신경을 쓴다면 편리함 뒤에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잠재적 위협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모든 권리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사고 발생 이전에 미리 보안 체계를 점검하고, 그에 맞는 대비책을 사전에 구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송한진 맥아피 지사장 tommy_song@mca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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