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축소에도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확대됐다. 명절 상여금 효과가 소멸되며 신용대출이 증가 전환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831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가 전월(1조1000억원)에서 두 배 넘게 확대됐다. 다만, 주담대 증가세 둔화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평균(3조원)보다는 낮았다.
대출 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이 2조4000억원, 기타대출은 1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수요가 여전함에도 주택매매거래가 위축되면서 증가 규모가 전월(2조7000억원 증가)에서 축소됐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하락세로 들어섰다. 지난해 11월 4000호, 12월 2000호가 거래된 이후 올 2월까지도 그 수준에 멈췄다.
대신 전세 거래량은 같은 기간 1만2000호에서 1만4000호로 증가하며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짐을 방증했다.
기타대출은 계절적 요인이 제거되면서 증가 전환했다. 올 1월 기타대출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조5000억원 감소했으나 지난달 들어 상승세를 회복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 거래가 쪼그라들면서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며 “반면 기타대출은 다시 증가세로 들어섰는데 1월 명절 상여금 유입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월 기업 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1월(7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4조3000억원으로까지 꺾였다.
대기업 대출이 2000억원 감소 전환했기 때문이다.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요인이 소멸된 데다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 영향을 받았다. 중소기업대출은 4조5000억원 확대됐다.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에 주력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