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이 없는 기판에서 한 방향 그래핀 성장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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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화규소 기판 위의 비정질 필름 위에서 제작된 단방향의 그래핀을 주사 투과 전자 현미경(Scanning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으로 본 그림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는 그래핀의 질과 생산성을 모두 높이는 성장 방법을 개발했다. 그래핀 생산과정에서 질과 생산성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다.

한국연구재단은 안종열 성균관대 교수연구팀이 방향성이 존재하지 않는 기판인 비정질 박막 위에서 한 방향만 갖는 그래핀 성장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벌집구조로 결합된 이중구조 물질이다. 전기전도성, 열전도성, 투명성 등이 우수해 '꿈의 나노물질'로 불린다. 바이오, 센서, 이차전지, 반도체 분야에서 두루 쓰일 수 있다. 2003년 개발된 이래 성장 방법이 연구됐지만 아직까지 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성장법은 없었다.

2006년 나온 탄화규소에서 자연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만든 그래핀은 질은 우수하지만 다른 기판으로 전이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품질은 좋지만 생산성을 높이긴 어렵다는 의미다.

이후 금속 위에서 화학 기상 증착법을 이용해 성장시키는 방법이 제시되면서 다른 기판으로 전이하는 길을 찾았지만 그래핀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발생했다. 연구계는 두 가지 성장 기법을 융합하되 단점을 줄이는 연구를 이어왔다.

안 교수팀은 그래핀을 비정질 물질 위에서 단방향으로 성장시켰다. 그래핀을 포함한 한 방향 단결정 물질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판도 단결정이어야 한다는 통념을 깼다.

연구팀은 기판 방향성, 질과 상관없이 단방향으로 그래핀을 성장시키기 위해 화학 증착 기법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정 결정 구조를 가진 기판 위에 다른 결정 구조물을 성장시키는 에피택시(epitaxial) 기법을 도입했다.

탄화규소 기판에 팔라듐을 증착시켜 규화팔라듐을 만들고 그에 따라 남은 탄소가 비정질 위에 단방향을 가지는 그래핀으로 성장하는 방법을 실험으로 구현했다.

안종열 교수는 “세계 최초로 비정질 박막에서 단결정 그래핀을 성장시킴으로써 그래핀을 포함한 다양한 단결정 성장 방법론의 근본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원자력연구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이뤄졌다.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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