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게이머, 시진핑을 곰돌이 푸에 빗댄 게임 평점 테러... 대만 행정원까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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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게임사 레드캔들에서 출시한 게임이 시진핑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게이머가 항의 표시로 평점 테러를 저지르는 가운데 전세계 게이머가 SNS를 통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천치마이 대만 행정원 부원장이 개발사를 두둔하고 나서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27일 스팀 신작 인기 1위에 '환원: 디보션'이 올랐다. 환원은 대만 전통 분위기를 살린 공포게임이다. 출시 전부터 '반교' 후속작으로 기대를 받았다. 환원은 게임성도 게임성이지만 중국 게이머들이 평점 폭탄을 주면서 주목받고 있다.

출시 당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까지 내려왔다. 중국게이머가 게임 외적인 요인으로 평점 폭탄을 주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은 '정치적인'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였다는 점에서 기존 평점폭탄과 양상이 다르다.

게임 속 부적이 문제가 됐다. 부적 속 붉은 글자는 곰돌이 푸와 시진핑 주석을 뜻한다. 때문에 중국 게이머는 시 주석을 조롱했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중국 게이머가 공격적으로 나오는 건 곰돌이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2013년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 두 정상을 각각 푸와 티거로 표현한 것이 시작이다. 시 주석은 곰돌이 푸에 비유되는 것을 매우 싫어해 인터넷에 해당 이미지를 검열하고 스팀은 플랫폼 프로필 사진에 곰돌이 푸를 쓴 계정을 차단 하기도 했다.

평점 테러는 스팀에 그치지 않는다. 유튜브 게임 트레일러 영상도 신고 개수 누적으로 노출되지 않고 있다. 유튜브는 신고 갯수가 일정수가 넘으면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중국에서 유튜브 접속은 중국 정부 '황금방패'에 의해 공식적으로 막혀있다. 중국게이머는 차단이 없는 외국인 전용 회선을 사용하거나 VPN 등으로 우회해 신고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위는 중국 정부 주도 민족주의 주입 정책과 시진핑 우상화 정책 및 대만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빚어진 행위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영리한 행동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진핑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스팀 접속 차단이 될까봐 선제적으로 논란이 되지 않도록 노골적인 테러를 가한다는 것이다.

중국 게이머 집단행동에 반발해 게임사를 응원하는 캠페인도 나타났다. 대만 SNS 서비스 플러크와 트위터에선 '#support_redcandle'이라는 해쉬태그를 붙이고 게임 상징인 노란 튤립과 팬아트를 올리는 식으로 개발사인 레드캔들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 중국 게이머 비매너 플레이로 반중 정서가 강한 스팀에서는 리뷰에 반박을 하거나 비추천을 주는 행위가 확산되고 있다.

천치마이 대만 행정원 부원장도 자신 페이스북을 통해 “국산 게임을 지지하고 창작 자유를 지지한다”고 글을 올렸다.

레드캔들 측은 “1.0.5 패치를 통해 해당 내용은 수정됐다”며 “정치적 의도는 없었으며 프로토타입시 임시로 넣은 밈이 삭제되지 않고 반영된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중국 게이머 평점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