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대기업 사표 던지고, K뷰티 스타트업 창립멤버가 된 이들

많은 청년들이 취업절벽 앞에서 좌절한다. 대기업에 입사하려면 수백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올라가야 한다. 대기업 입사가 고시(考試) 합격 수준으로 힘든 시대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들의 직무적성검사는 ‘입사고시’라 불리기까지 한다.

오히려 치열한 대기업 입사경쟁을 뚫고서도, 이내 퇴사하여 K뷰티 스타트업의 창립멤버가 되기를 스스로 선택한 청춘들이 있다. 이 둘은 전 직장 선후배 사이로 비슷한 시기에 퇴사해 K뷰티 인큐베이팅 스타트업 구다이글로벌에 합류했다. 그리고 K뷰티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기성 팀장은 보쉬코리아와 오리온에서 전략구매를 담당한 인재로, 구다이글로벌에 합류하여, Team BRAND2C의 리더를 맡고 있다. 김기성 팀장과 같은 회사 동기였던 이수민 매니저는 마케팅에 특화된 인재다. 뉴욕에 있는 마케팅회사에서 2년, 오리온에서의 2년을 거쳐, 구다이글로벌로 합류했다. 지금은 Team Blingdear의 리더로 최초의 글로벌 K뷰티 커뮤니티인 Blingdear를 론칭,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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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팀장(왼쪽)과 이수민 매니저

Q) 왜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되었나

이수민 매니저(이하 이수민) : '처음부터 대기업에 취업해야지' 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멋있어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회사를 다녔죠. 실제로 업무를 하면서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을 위한 일, 보고를 위한 보고에 지쳐갈 때쯤 제 상사 분께서 “일을 잘 하는 것 보다 ‘의전’이 더 중요하다”라고 하신 우스갯소리에 바로 퇴사를 결심했죠. 남에게 보여지는 겉모습 보다는 내가 정말로 역량을 발휘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에 가고 싶었어요. ‘내가 회사에 기여하고 있구나’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곳으로요.

김기성 팀장(이하 김기성) : 수민 매니저가 저보다 3개월 먼저 퇴사 했거든요. 그 때 퇴사를 마음 먹었어요. 물론 농담입니다. 제가 몸 담은 회사의 비전이 제 가슴 속 깊이 와 닿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어요. 보쉬코리아 SCM부서와 오리온 전략구매팀에서 근무하며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되는 다양한 업무들을 폭넓게 경험해볼 수 있었어요. 제가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일하면서 조직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원했던 것 같아요.
 
Q) 두 분 모두 뷰티업계에서 경력이 없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이수민 : 사실 예전부터 업종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랬기 때문에 교육회사, 마케팅회사, 식품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었고요. 어느 업종의 회사에서 어떤 직무를 맡게 되든 잘 할 수 있을 자신감은 있었어요. 뉴욕에서의 마케팅회사가 제 첫 직장이었는데, 당시 저는 마케팅을 전공하지도, 공부한 적도 없었어요. 영어가 네이티브 수준도 아니었고요. 모든 것이 다 처음이었지만 처음이라 더 치열하게 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 자체가 보람 있고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뷰티 업계에서 일해보니 예전보다 조금 더 의욕이 생기긴 해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들이 확실히 여자로서 너무 재미있는 주제들이라서요.

김기성 : 저는 처음에 어려운 것을 넘어서, 너무나도 생소했죠. 예전에는 그 흔한 스킨, 로션 조차 제대로 챙겨 바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업무 중 부딪치게 되는 난관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보니 생소함은 이내 극복 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주로 유통, 수출과 플랫폼 업무를 담당 하다 보니, 저의 전문성을 살려 업계 관행에 따르는 것이 아닌 색다른 관점에서 솔루션을 도출하는데 집중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고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름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이에요.
 
Q)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이수민 : 최근 런칭한 글로벌 K뷰티 커뮤니티 플랫폼 ‘블링디어(Blingdear)’를 글로벌 no1. K-culture 커뮤니티로 성장시키는거에요. K뷰티, 나아가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저희 플랫폼에 들어와 자신만의 컨텐츠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런칭 초기지만 벌써부터 해외의 많은 유통 채널들의 제안을 받고 있어요. 업계에서의 기대가 큰 만큼 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생각이에요.
 
김기성 : 현재 제가 리더로 있는 Team BRAND2C에서 개발, 운영하고 있는 BRAND2C 플랫폼을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 시키는 거에요. B2B와 B2C의 구분, 유통과 수출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는 현 뷰티 업계의 유통흐름에 부합하는 기존에 없던 솔루션을 찾아내고 싶어요. 5년 내로 이러한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을 계획입니다. 물론 저와 수민매니저님, 그리고 또 다른 파트 리더들의 목표들이 점철되어, 글로벌 No.1 뷰티 인큐베이터라는 구다이글로벌의 미션이 달성될 수 있겠죠.(웃음)
 
Q) 마지막으로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수민 : 세상에는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요. 그런데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매몰 되다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정말 웃긴 건, 그곳에서 한 발짝만 나와도 ‘와, 세상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구나’, ‘세상에는 이렇게 열정적이고 신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구나’하고 느낄 수 있다는 거에요. 불과 얼마 전까지의 제 모습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요.

김기성 : 용기를 갖고 도전했으면 해요. 회사생활 즉, 일을 하는 시간은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해요. 그렇기 때문에 일이 곧 삶인거죠. 그런데 대부분의 사회초년생들이 마치 일과 삶을 구분된 개념으로 생각하다 보니,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일이 곧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래야만 삶이 윤택해지고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돌아가는 길이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그게 더 빠른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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