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성격 폴더블, 年 100만대 갤S10 물량도 전작 수준 그칠 듯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 S10' 출시를 앞뒀지만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 회복을 견인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 초기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다 S10 물량이 S9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A3 팹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A3에서는 갤럭시용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한다. 폴더블 OLED도 A3에서 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생산 라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 효과로 상반기 가동률이 상승해야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갤럭시 S10 생산량이 전작인 S9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고, 갤럭시 폴드는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만큼 연간 100만대 생산에 그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A3 팹 가동률은 애플 주문 급감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7년과 2018년 상반기에 70~80%대를 유지한 것과 차이가 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애플 신제품 출시 효과로 가동률이 60% 수준을 회복했다.
갤럭시 신제품 출시를 앞뒀지만 상반기 가동률이 크게 반등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1월과 2월 가동률이 다시 40%대를 밑돌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3월부터 가동률이 다시 오르고 있지만 상반기 전체를 기준으로 볼 때 50~60%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할 핵심 제품으로 기대를 모은 갤럭시 폴드도 올해 디스플레이 생산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연간 100만대 생산 계획을 밝혔지만 기존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 S시리즈 판매량이 연간 4000만대 규모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100만대는 불과 며칠 만에 만들 수 있는 시험생산 수준 물량”이라며 “그동안 '갤럭시 라운드' 등 기존에 없던 기술 제품을 생산할 때 삼성전자가 초기 물량을 테스트 수준으로만 설정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첫 생산인 만큼 폴더블 패널 수율이 기존 플렉시블 OLED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수율을 80~90%, 폴더블 패널은 이보다 낮은 60%대를 추정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완제품 목표 물량이 크지 않아 아직 정식 생산을 시작하지 않고 막판까지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연간 100만대 생산 목표를 세웠지만 시장 반응, 생산 속도 등을 감안해 물량 규모가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A3 가동률 회복이 더딘 이유 중 하나로 애플용 패널 공급이 감소한 것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신제품과 전작 아이폰Ⅹ 판매가 기대 이하에 그쳐 패널 주문량이 감소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봤다. A3를 구성하는 9개 라인 중 6개는 애플용 패널을 생산하도록 디자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플렉시블 OLED 탑재를 얼마냐 늘리느냐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라인 가동률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