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규제, 영국은 '조이고' 미국은 '풀고'

영국과 미국이 각기 다른 드론 정책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영국은 드론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반면에 미국은 야간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도 별도 허가 없이 드론을 조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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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드론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지난달과 올해 초 영국 내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인 개트윅, 히스로 공항에서 불법 드론이 기승을 부리며 승객이 불편을 겪자 서둘러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두 차례 불법 드론 사태 모두 공항 주변에서 문제가 된 만큼 당국은 공항 주변 드론 조종 범위를 수정하고 규정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공항에서 1㎞ 떨어진 곳에서도 드론을 날릴 수 있었지만, 이제 5㎞ 이내에서도 조종할 수 없다. 또 기기가 400피트(약 122m) 높이 이상에서 비행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올해 11월 말 이후로 250g 이상의 드론을 가진 사람은 모두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고, 온라인 교육까지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경찰의 드론 단속 권한도 강화한다. 당국 측은 경찰이 드론을 강제로 착륙시키거나, 드론 안에 든 데이터를 조사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관련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당국은 공항이나 감옥 주변에 날아다니는 드론을 탐지하고 퇴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드론이 엄청난 잠재력과 시민 삶의 질에 보탬이 되는 것은 맞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빠르게 다가오는 위기에 대응해 안전과 보안을 확보하는 것이 당국의 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규제를 반대하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 울스터대학의 케빈 커런 교수는 “규제가 최종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테러리스트나 나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은 규제가 있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단순한 규제를 따르던 시민들은 드론 사용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각종 항공 테러 위협을 우려해 드론 규제 완화를 망설이던 미국은 최근 야간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드론 조종을 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특수 훈련을 받고 충돌 방지 조명을 설치한 드론 조종사에게는 특별한 허가 없이 야간 비행을 할 수 있는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또 사람의 머리 위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재해 왔지만, 이번에 완화하는 것을 논의할 방침이다.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는 데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 정부 규제는 전문가에게 항공기와 동일한 표준을 드론에도 적용해 농업과 에너지 등 다양한 드론 산업 분야 발전을 막아왔다고 지적해 왔다.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은 이 방안에 대해 “지역사회가 성장하는 산업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 미국이 글로벌 기술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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