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중간지주회사 전환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다. 인적분할 또는 물적분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물적분할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물적분할은 SK텔레콤 모체가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통신사업 부문을 분리해 100%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는 중간지주회사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통신전문기업에 대해서도 지분율 만큼 영향력을 보유할 수 있다.
물적분할은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데 주로 활용되고 인적분할에 비해서는 기업구조 변화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주주 동의를 얻기 쉬운 방법으로 손꼽힌다.
물적분할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분리한다는 점에서 사업조율·인수합병(M&A) 컨트롤타워로서 중간지주회사 역할이 분명해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SK의 손자회사가 된다. 상법상 증손자회사는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만 둘 수 있게 된다는 점은 한계로 손꼽힌다. 모회사인 중간지주회사 목적이 투자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 M&A에는 문제가 없다.
SK텔레콤은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교적 잡음 없이 새로운 사업구조로 신속한 사업 재편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물적분할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인적분할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한다. 인적분할은 분할 비율을 정해 존속기업과 신설기업으로 나누고 주주에게 기존에 존재하던 기업의 지분만큼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을 분리해 SK텔레콤 중심의 투자회사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사업회사로 재편하고 ㈜SK 산하에 자회사로 병렬적으로 두는 방안이다.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SK 자회사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분율에 구애받지 않고 독자적인 M&A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
다만 규제기관의 승인절차가 물적분할보다 까다롭고, 기업구조 변화 정도가 심해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3월 “머리 좋은 사람이 인적 분할을 얘기하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발언한 이후, 물적분할 시나리오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