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임직원이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1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불법 편취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업비트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검찰이 언급한 가장매매(자전거래), 허수주문, 사기거래를 전면 부인했다. 향후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검찰은 업비트가 차명 계좌를 활용해 자산을 편취하고, 일반 회원인 것처럼 속여 가장매매 4조2670억원을 실행한 혐의로 임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업비트 운영자가 임의로 생성한 회원계정에 암호화폐 등 자산을 예치하지 않고도 마치 1221억원 상당 실물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2개월간 4조2000억원 상당 가장매매와 254조5000억원 상당 허수 주문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량 부풀리기, 임의로 가격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암호화폐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것이다.
또 잔고가 조작된 계정으로 임직원이 일반회원인 것처럼 거래에 참여해 비트코인 1만1500개를 매도하고, 대금 1491억원 상당을 편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서비스 오픈 초기인 2017년 9월 24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있었던 일부 거래에 관한 것으로, 현재 업비트 거래와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비트는 “법인 계정 특성상 회사에서 이미 보유 중인 회사 현금과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거래였기 때문에 외부에서 해당 법인 계정으로 입금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그 절차를 생략했을 뿐”이라며 “허수 주문(유동성 공급)은 회사 보유 실물 자산 내에서 일부 이루어졌기 때문에 임직원이 이익을 취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급격한 가격변동에서 이용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전거래에 대해서도 “오픈 초기 약 2개월간 마케팅 목적 일환으로 일부 자전거래를 했지만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당시 총 거래량의 3%에 해당된다”고 소명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매도 과정에서 보유하지 않은 암호화폐로 거래하지 않았고, 이득을 취하지도 않았다고 검찰 결과를 반박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당시 급격한 거래량 증가로 제휴사 장애가 발생해 이로 인한 일부 시스템 오류에 대응하면서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제 회사가 보유한 자산으로 오류를 보정하기 위한 거래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1년 전 거래소 오픈 초기에 발생한 일부 거래에 관한 것일 뿐 현재 업비트 거래와는 무관하며, 업비트 서비스는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