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 10년간 120조원 투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만든다

새해부터 부지 선정·기초공사 등 행정절차 서둘러 조기 착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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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전자신문 DB]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종합반도체업체(IDM)와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내년부터 10년 동안 120조원을 투자해 부지 선정부터 계획, 건설, 입주, 생산 등을 추진한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함께 제조업 활력 제고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세종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대·중소 상생형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주력 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반도체 대기업부터 중소 협력업체가 설계 단계부터 함께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다.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 공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공장 부지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처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프로젝트가 조기에 성사되도록 행정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새해 상반기 중에 입지를 선정하고, 단지 기초 공사 등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2028년까지 총 120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부지는 반도체 팹 4개와 50여개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대규모 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의 반도체 공장 설립은 대기업이 우선 부지를 선정하고, 공장을 설립한 후 협력 업체가 인근에 자리를 잡는 형태로 이뤄졌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기획 단계부터 동반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클러스터는 차세대 반도체 팹과 협력업체 스마트공장, 혁신 인프라 등이 집적된 21세기 스마트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팹존', 협력업체 스마트공장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혁신존', 반도체 인력 양성과 시험 인증 공간 등이 위치한 '글로벌상생협력존' 등으로 구성된다. 산업부는 클러스터 조성으로 1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부문은 후발국 추격과 핵심 기술·인력 유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적기에 대규모 투자와 차세대 기술 선점을 지원, 추월이 불가능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 업무보고는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을 주제로 △지역산업 생태계 회복 △제조업 혁신 △도전적 기업가 정신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전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에 14개 제조업 활력 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소재·부품·장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자동차·조선 △섬유·가전 산업군별로 맞춤형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한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우리는 아직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다양하고 튼튼한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략으로) 우리 전통 주력 산업을 되살리고 스마트공장과 스마트 산업단지 등으로 제조업을 혁신하고 고도화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을 키워 나간다면 우리 경제는 반드시 재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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