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3분기 선방한 장비기업 비결은?

3분기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 일부 기업이 눈에 띄는 성장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국내 투자가 얼어붙었고 반도체 시장은 고점 논란이 일면서 투자가 줄어 대부분 장비기업 실적이 하락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성장하거나 타사 대비 실적 하락폭이 적은 기업이 눈에 띈다. 특정 고객사에 편중되지 않고 국내와 해외에서 고르게 성과를 거둔게 성공 비결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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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시스템은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2194억원이나 영업이익은 818.8% 늘어난 19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미네이션 장비를 첫 공급했다가 생산을 안정시키는데 상당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면서 일시적으로 이익이 감소했었다. 올해 다시 실적을 회복하면서 영업이익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

전체 매출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컸지만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가 없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을 냈다. 매출과 이익 대부분을 중국에서 확보했기 때문이다. 중국 다수 패널사에 플렉시블 OLED용 레이저결정화(ELA), 레이저리프트오프(LLO) 등을 공급했다.

원익IPS는 3분기 매출이 19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3.3% 성장한 463억원을 달성해 내실을 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주요 장비기업이 대부분 실적 하락을 겪었지만 원익IPS는 SK하이닉스에 고부가가치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공급하면서 실적이 증가했다. 디스플레이용 장비 사업도 소폭 실적이 증가해 실적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제우스는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세정장비를 공급하면서 꾸준히 성장했고 중국에 디스플레이 세정장비 납품도 증가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1341억원, 영업이익은 27.3% 성장한 121억원을 달성했다.

제우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비중이 고르고 고객사도 국내외에 고루 확보해 투자 침체기에도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고 올해도 최대 실적을 예상했다.

유니테스트는 3분기에 무려 매출 426.1%(835억원), 영업이익 2579.3%(208억원) 성장했다. 전 분기 대비 성장폭이 줄었지만 작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성장했다. 주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대만 반도체 기업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테스터와 D램 고속 번인장비 등을 공급한 게 주효했다.

반도체 패키징 기업 한미반도체도 성장세를 이었다. 매출 531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2%, 4.8% 성장했다.

이 회사는 국내와 중국에서 고르게 실적이 성장했다. SK하이닉스에 실리콘관통전극(TSV)용 듀얼 스태킹 서멀컴프레션(TC) 본더를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확보했다. 중화권에서는 주력 장비인 비전 플레이스먼트 매출이 증가했다.

디엠에스는 국내외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박리·세정용 웻 스테이션을 공급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BOE, 차이나스타 등에 10.5세대 장비를 납품했고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물량도 수주했다. 3분기 매출은 27.7% 성장한 838억원, 영업이익은 4608% 성장한 11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중국 BOE에 10.5세대 장비를 납품하면서 시행 착오가 발생해 이익이 급감했으나 올해 회복했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에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동아엘텍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 3분기 매출 762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달성해 각각 63.1%, 88.3% 성장했다. 증착장비를 공급하는 자회사 선익시스템 역시 매출은 26.2%, 영업이익은 160% 성장한 269억원, 52억원을 각각 달성하며 디스플레이 투자 불황을 돌파했다.

야스는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투자가 증가하고 중국에 증착기 소스를 수출하면서 실적이 성장했다. 매출 641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무려 212.6%, 368.4% 성장했다.

이에 비해 상위 10위권 장비기업 중 절반은 두 자릿수로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세메스는 작년 동기대비 매출 -34%, 영업이익 -79.8%로 주저앉았다.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은 에스에프에이는 물류·자동화 설비와 글라스 장비, 중국 디스플레이 수출로 영업이익이 9.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역시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큰 HB테크놀로지도 투자가 위축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로 줄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약 40%대, 매출 5% 감소를 예상했다.

표. 2018년 3분기 국내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실적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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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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