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슈퍼컴 1위 지킨 日...한국 누리온은 23위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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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쯔 '케이 컴퓨터(K Computer)'가 초고성능컴퓨터(HPC) 성능을 평가하는 '그래프 500'에서 8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달 초 국내서 도입한 슈퍼컴 '누리온'은 23위에 그쳤다. 누리온은 슈퍼컴 성능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 '톱500'에서도 11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서 10위권 내 HPC장비 대부분 5년 이상 10위권을 유지했다. 국내도 일회성 단순 장비 구입 아닌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11일부터(현지시간) 16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HPC 컨퍼런스 '슈퍼컴퓨팅 2018(SC18)'에서 '그래프500'가 공개됐다. 일본 '고베 리켄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RIKEN Advanced Institute for Computational Science)연구소'가 도입한 후지쯔 '케이 컴퓨터'가 8회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래프500은 매년 6월과 11월 2회 순위를 발표한다. 단순 속도를 측정해 HPC순위를 내는 톱500과 달리 데이터 집약 작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컴퓨터를 가린다. 업계에서는 빅데이터 시대 돌입으로 단순 속도가 아닌 복잡한 수식을 계산하는 그래프500 등 톱500 대체 측정에 주목한다.

후지쯔에 이어 중국 국가병렬컴퓨팅기술센터(NRCPC) 썬웨이 타이후라이트가 2위를 차지했다. 해당 시스템은 중국국제슈퍼컴퓨팅센터에서 운용한다. 3위는 미국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가 도입한 'IBM 세콰이아'가 차지했다.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에서는 미국 슈퍼컴퓨터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독일, 중국, 이탈리아도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와 서울대학교가 도입한 슈퍼컴이 각각 23위 162위에 이름을 올렸다. KISTI 슈퍼컴 누리온은 미국 크레이사에서 도입, 이달 7일 개통했다. 단순 장비를 들여온 수준이어서 순위 유지가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10위권 안에 든 미국, 일본 등 슈퍼컴은 짧게 2년, 길게 5년 이상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가 적극 나서 연구개발에 힘쓴 덕이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기업과 손잡고 케이 컴퓨터를 잇는 차세대 슈퍼컴 개발에 나선다. 미국도 정부가 매년 1조원이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해 슈퍼컴을 지원한다.

후지쯔 관계자는 “2020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슈퍼컴퓨터 '포스트 케이' 개발을 추진한다”면서 “이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슈퍼컴퓨팅을 개발하고 다양한 기관에서 포스트 케이 컴퓨터를 활용할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슈퍼컴퓨팅분야는 과학기술 수준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다. 지구 환경 문제, 재난 예측 등 국가 중대 업무에 활용된다. 이외에도 의학, 제품 제작 설계, 생산 시뮬레이션 등 활용분야도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슈퍼컴퓨터를 들어와 다양한 산업에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 경쟁력을 갖기 위해 산업을 키워야 한다”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중요성 등을 고려해 투자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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