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불균형 확산 시 통화정책 대응 필요"

한국은행이 '금융불균형 확산 시 통화정책 대응 필요하다'는 요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8일 국회에 제출했다.

가계부채 원인으로 낮은 금리가 지목된 상황에서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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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98.7%로 상승했다.

한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폭이 크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주택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2003년 4분기부터 2018년 2분기를 기준으로 인과관계 분석을 한 결과,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서로 연향을 주고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그만큼 빚을 내기 때문이다.

특히 집값이 높은 서울지역이 부채와 주택가격 간 관계가 밀접했다. 전국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3%로, 경기(24.7%) 및 6대 광역시(22.6%)를 뛰어넘었다.

전체 기업대출 측면에서도 부동산·임대업 대출 기여율이 2011년~2014년 14.8%에서 2015년~2018년(2분기) 44.5%로 약 3배 가까이 올랐다.

해당 보고서에서 한은은 금융불균형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 여부에 대한 두 가지 가설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국제통화기금(IMF)는 거시건전성 정책만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제결제은행(BIS) 등은 통화정책을 함께 활용해야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미 연준은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이 반대 방향으로 가도 효과가 발휘된다고 내다봤다. BIS 등은 반대로 두 정책이 함께 가지 않을 경우 효과가 반감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금융불균형 확산이 경제 전반 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면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입장을 같이 했다.

해당 결론은 한은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짐작케 한다. 국내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자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융불균형 누증에의 경각심을 재차 드러내고 있다. 금융불균형은 시장에 실물 가치보다 더 많은 자금이 풀려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2014년 3분기부터 2015년 2분기까지 연속 4차례나 0.25%P씩 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2015년 말에서 2016년 말 사이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42.9%에서 154.6%로 올랐다. 증가폭이 11.7%P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박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은도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내 근원물가 성장세가 주요국보다 둔화됐다고 진단하며 “근원물가 상황을 점검하며 거시적 요인과 품목별 특이요인 전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상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을 파악하기 위해 쓰이는 지표인 근원물가가 낮을 경우 금리 인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올해 1∼9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1.2% 수준에 그쳤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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