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시가 모든 버스와 택시를 전기차로 바꾼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첨단 제조업과 IT산업이 발달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 시는 지난해 말까지 시내 1만6000여대의 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1만3000여대의 택시도 모두 전기차로 바꿀 방침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선전 시는 버스와 택시가 모두 전기차로 운영되는 세계 최초 도시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변신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정책 때문에 가능했다.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따라 2025년까지 매년 30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2014년에는 전기차 한 대당 보조금을 10만위안(약 1640만원)으로 늘렸으며, 이때부터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77만대로,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팔렸다.
선전시는 '친환경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중앙 정부 보조금에 더해 시 자체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그 결과 선전시 버스·택시 운영업체는 전기버스 한 대당 50만위안(약 8200만원), 전기택시 한 대당 13만6000위안(약 2200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선전시에 모두 1만6000여대의 버스가 있으므로 정부가 버스 운영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만 한 해 800억위안(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선전시는 전기차 운행을 원활하게 하려고 시 전역에 4만여 곳의 전기차 충전소도 설치했다.
선전시를 비롯한 각 지역 정부 경쟁적 충전소 설치로 현재 중국 내 전기차 충전소는 모두 27만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의 전기차 판매붐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단계적 보조금 감축 정책으로 현재 전기차 한 대당 6만위안(약 980만원)인 보조금이 2020년에는 완전히 중단되는 점이 악재다.
SCMP는 "전기차 판매대수에 비해 아직 부족한 충전시설, 아직도 높은 전기차 판매가격, 배터리 원천기술 부족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며 "중국 전기차 시장이 이러한 문제점을 딛고 지속해서 성장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