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지는 북미정상회담, 이달 말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가 관건…靑 "시간 걸려도 낙관적"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달 말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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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중간선거 유세 현장에서 “북한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며 “서두르지 말라”고 말했다. 시간에 쫓겨 북한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중간선거 전 북미회담 카드를 접으면서 미국은 회담 시기에 대해 자유로워진 모양새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관리도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해를 넘겨 내년 초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 간 비핵화 실무회담은 건너뛰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측 카운터파트의 고위급회담이 먼저 개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말 미국에서 북한 관리와 만나 고위급회담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북미 간 물밑접촉을 통해 의제정리가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해를 넘겨 열린다면, 그간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위원장 답방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일각에서 내년 1월쯤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한 것으로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며 “현재 북미 간에 2차 정상회담을 위해서 다양하게 의견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럽 순방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회담 관련) 예상대로 일이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본다”며 “장소와 관련해 3~4군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틀에서 맞는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며 “참모들이 걱정을 말하면 오히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청와대는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보고 있다.

다만 북미관계에서 진전이 있어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남북간 관계차원에서라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관련해 내부에선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야 명확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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