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C 부산총회]85개국 3300여 국제표준 전문가 집결 '역대 최대'

#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부산총회가 막을 올렸다. 85개국 3300여명의 국제표준 전문가가 집결했다. 매년 회원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IEC 총회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속한 기술 발전과 국제표준 선점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 개최를 계기로 세계 4위 전기전자 제품 생산국 위상에 걸맞은 국제표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또 IEC 상임이사국 진출도 주요한 목표다. 이번 총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미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차세대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전자 국제표준을 논의하는 '2018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부산총회' 개막식을 22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했다.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는 4차 산업혁명 핵심인 전기전자분야 표준과 인증을 개발하는 국제기구다. IEC는 ISO·ITU와 함께 3대 국제표준화기구로 꼽힌다. 1906년 설립돼 171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국제표준 9855종을 관장한다.

매년 열리는 IEC 총회는 2004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열린다. 이번 총회에 참여하는 대표단 규모는 역대 최대다. 전기전자분야에서 우리나라 중요성을 회원국들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회 개회식 영상 메시지를 통해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과 신산업 표준화에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도국의 국가 표준화 기반 구축과 인재양성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산업간 융합, 기기간 초연결을 위해 상호운용성과 안전성을 제공하는 IEC 표준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며 “국가 간 협력과 기업의 참여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는 개·폐회식 등 공식 행사와 총회, 97개 기술위원회 및 분과위원회를 비롯해 380여개 회의가 개최된다. 스마트시티와 스마트제조, 전기자동차, 착용형 스마트기기, 스마트에너지,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위원회가 개최, 혁신기술에 기반을 둔 신시장 창출을 위한 표준 개발을 진행한다.

IEC 부산 총회의 특징 중 하나는 국제표준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자 하는 주요 국가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주요 국가별 참가 인원은 일본 473명, 한국 459명, 중국 435명, 미국 235명, 독일 226명 등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이란 시대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기술의 우수성이 성장과 번영을 담보하던 시대를 넘어 산업간 융합이 빈번해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국제표준 선점'의 중요성이 더욱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이미 갖춘 우리나라 기업에겐 국제표준의 선점이 그만큼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이번 IEC 부산총회를 통해 △전기자동차 △직류가전 △스마트제조 △스마트시티 등 분야별 목표를 제시했다.

직류가전 분야에선 세계 최초로 110/220v 교류전원에서 직류전원 시스템 및 직유가전 제품의 국제표준 생태계 비전을 제시한다. LS산전의 직류전원 공급 장비 상용화 및 한전-LG전자의 세계 최초 직류전원(DC)타운 등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국제표준화의 병행이 필수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선 관련 퀄컴과 비(非)퀄컴 간 전기차 무선충전기술 국제표준화 구도에서 현대자동차와 그린파워 등 국내 기업의 표준화 입지 강화도 목표다.

스마트시티 분야에선 아키텍처 및 빅데이터, IoT, AI 등 관련 요소기술의 국제표준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스마트제조 분야에선 독일이 주도하는 인더스트리 4.0 및 관련 국제표준화에 LS산전 등 국내 기업의 국제적 표준협력 네트워크 참여 지원에 매진한다.

국가적으론 표준화 선도국의 입지 강화를 위해 IEC 상임이사국에 진출해야 한다. 상임이사국 진출은 표준특허와 시장전략 등 표준정책 주도 기반을 확보할 뿐 아니라, 기술위원회 의장·간사 수임 및 신규 표준제안 채택 등 주요 기술별 국제표준화 활동에 유리하다.

허남용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IEC 부산총회는 전기전자산업을 주도하는 우리나라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신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세계 비전을 제시해 IEC 상임이사국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데 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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