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제조업체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요 사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임으로써 성과를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2016년 1209억달러(약 135조원)였지만 2017년부터 연평균 9.3% 성장, 2022년에는 2054억달러(2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도 2012년 24억달러(2조7060억원)에서 2018년 44억달러(4조9610억원) 규모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스마트 제조 도입에 대한 투자도 시장 성장을 돕고 있다. 선진국, 개발도상국 등 많은 국가가 스마트 제조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 지난해 8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2017년 4월 '스마트 제조혁신 비전 2025'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도 급변하는 수요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맞춤형 유연 생산 체제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당초 스마트공장 보급 목표를 2020년 1만개에서 2025년 3만개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기업 내 공급 망 전체에 안전한 데이터 흐름이 가능해진 회사는 생산성, 품질, 규정 준수,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조 현장이 디지털로 전환하면 관리자와 경영진은 플랜트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비즈니스 효율화와 생산성 극대화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생산 자산 간 정보 공유로 운영을 간소화할 수도 있고,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고 가능성 파악으로 사고율을 줄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실수 방지를 디지털화해 보증, 리콜 등 불량 및 관련 비용도 대폭 경감할 수 있다.
직원 및 유지 보수 작업자에게 발생이 임박한 장비 고장 가능성을 경고하고 장비 가동 시간 및 생산 용량 증가, 에너지 등 자산 가동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생산 데이터와 부품 및 자재 공급자 간 조율로 재고 효율성을 개선하고, 공급 망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스마트공장 고도화 수준은 아직까지 미국이나 독일에 비하면 높지 않은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스마트팩토리 수준은 '기초-중간1-중간2-고도화' 등 4단계가 존재한다. 현재 한국 제조 기업 스마트팩토리 수준은 최하 수준(기초 수준 단계) 미만이 81.2%며, 사물인터넷(IoT) 등이 적용되는 최고 수준(고도화 수준)은 거의 0%라고 볼 수 있다.
국내 기업이 디지털 변환을 이뤄 내고 스마트 제조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려면 최신 기술, 프로세스, 사람의 세 가지 조합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첫째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로보틱스, 인공지능(AI),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주요 기반 기술과 관련된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 제품 설계부터 주문 접수, 제품 생산 과정 전반에 이르는 프로세스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지속 개선해야 하며, 환경과 조건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 셋째 융합형 인재를 갖춰 변화된 제조 환경과 프로세스에 대비해야 한다. 조직 측면에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운영기술(OT)의 융합 인재상을 제시하고, 현재 격리된 조직 구조도 융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 새로운 융합 인재의 역량이 현업에서 실제로 발휘될 수 있도록 기업 내 조직 문화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역수행주 부진즉퇴(逆水行舟 不進則退)'라는 말이 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는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밀려난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변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술, 프로세스, 사람을 지속적으로 혁신시켜서 새롭고 스마트한 제조 환경을 이루길 기대한다.
박평원 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 상무 PPak2@ra.rockwell.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