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치료, 신약개발, 건강관리 등 '보건의료' 영역에서도 물결이 거세다. 신약개발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가, 정밀의료 기술자 등 다양한 유망 직업이 생길 전망이다.
암 진단과 치료에 의사 진료 보조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닥터 '왓슨'이 도입됐다. 퇴원 후 집에서 지속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도와주는 로봇 도우미도 개발됐다. 인간 혈액, 타액 등 유전 질환 분석 기술도 진화한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정부도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을 주목한다. 한국은 우수 인재, 세계 최고 수준 의료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등 기반을 갖고 있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앞으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정밀의료 등 고비용 의료문제해결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인재, 세계 수요 증가
바이오헬스 산업은 세계시장이 지속 성장세다. 고령화·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수요가 증대할 전망이다. AI·유전정보 등 첨단기술과 접목된 새로운 시장도 창출된다. 차세대 치료시장으로 꼽히는 정밀의료 분야는 연 12.6% 성장, 재활의료 분야는 연 17.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2017년 보건산업 수출액은 122억달러로(13.8조원)으로 최근 5년 간 연평균 21%씩 고속 성장했다.
미래에는 유망 산업인 바이오 메디컬 분야 산업이 연평균 20~30% 이상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바이오헬스 산업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올해 1분기 보건산업 종사자는 14만6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6만5000명 증가했다. 바이오 헬스 산업 고용유발계수는 16.9명(10억원 당)으로 전 산업 평균(8.8명)보다 약 2배 높아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미래 유망 산업인 바이오헬스 분야 종사자 수요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 가능성이 높다. 갈원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신약개발과 선진 생산체계 구축으로 10년간 제조업 평균 두 배가 넘는 고용증가율을 보이면서 종사자수가 10만명에 이른다”면서 “앞으로 지속적 성장을 통해 30만개 연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적 변화는 현재 바이오헬스 영역을 규정하는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킬 것이다. 의료법 등에 따라 산업 경계가 뚜렷했던 영역에서도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기술 등 기술 융합으로 인해 그동안 인식해온 고정 산업 경계가 무너진다.
원격 로봇수술, 인공지능 컴퓨터 도입으로 인한 바이오헬스 산업 경계가 소멸, 헬스케어 영역 전례 없는 확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산업변화로 다양한 보건의료 분야 새로운 직업도 늘어난다.
인공지능과 IT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개발 기간이 단축된다. 인공지능의 방대한 빅데이터 처리기능을 활용한 후보물질 탐색 필요성이 커진다. 인공지능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기능을 활용한 후보물질 탐색, 기존 약물의 새로운 효과 발견 등 신약개발 프로그램 개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스마트 임상시험' 기술 개발도 활발해진다.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임상시험 시간·비용을 절감하고, 임상시험 대상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임상시험 신기술도 개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실시간 임상시험 안전관리에 필요한 기술자, ICT를 활용한 임상시험 정보보호기술자 등이 새로운 직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데이터 엔지니어·임상시험 정보보호기술자 등
신약개발 영역에서의 빅데이터 분석가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2012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그룹은 빅데이터를 세계 10대 기술로 선정했다. 신약개발 분야 빅데이터 분석가는 수많은 임상 데이터 속에서 적절한 질병과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을 탄생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컴퓨터공학, 기계공학과 의학 지식을 함께 겸비한 인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데이터 엔지니어도 미래 유망 직업이다. 데이터 엔지니어는 환자 의료정보 등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해 저장, 데이터를 분류하고 검증하며, 이를 다시 가공하거나 분석하는 전문가다.
3D 프린터도 주목받는 기술이다. 앞으로 장기이식에 3D 프린터 기술이 더 보편적으로 쓰일 전망이다. 현재 인체의 뼈조직 대체 및 모의 수술 용도로 다양한 3D 프린팅 기술이 활용된다. 2024년이면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간이 이식이 보편화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공 장기 제작사도 주목받는 직업이다. 인공 장기 제작사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아, 관절, 인공 턱뼈, 연골, 귀 등 장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일을 도맡는다.
현재는 일부 대형병원에서 3D 바이오 프린터를 활용하지만, 향후 상용화되면 이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 직업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기존에 진료 중심의 의사 역할도 바뀐다. IT와 기초과학과 의학 지식을 접목한 융합형 의사과학자도 주목받는다.
◇개인정보 보안 강화
앞으로 빅데이터 기술이 널리 사용되면서 개인정보 활용 영역에서의 보안도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도 주목받는다. 블록체인은 개인 간 네트워크에서의 거래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보안 기술이다. 정보를 중앙 서버가 아닌 P2P 네트워크에 분산시키기 때문에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자는 실시간으로 정보 흐름을 파악하면서 개인 의료정보 해킹을 방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래에는 원격진료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의사가 진료실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환자와 환자와 스마트폰 영상 통화로 대화한다. 의사는 컴퓨터로 이 환자가 집에서 측정한 혈당 수치 변화를 그래프로 띄워 보면서 진료하고, 환자는 집에서 메모를 하며 건강관리를 한다. 원격진료가 활발해지면서 원격진료 코디네이터도 탄생할 것이다. 원격진료에 따르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원격 의료기기나 컴퓨터, 특정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 원격진료를 돕는 사람이다.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수요도 폭증한다. 애플과 구글 등은 헬스앱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헬스케어 관련 기술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한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 IT 회사가 헬스케어 관련 시장에 진출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생긴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 분야를 잘 이해하고, 이를 환자나 의료진이 쉽게 활용하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자도 급증할 것이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