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 선도 국가 북유럽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는 국민과 함께하는 전자정부 실현을 목표로 했다. ICT 개발 지수 순위는 18위에 불과하지만 다른 어떤 나라보다 활발한 국민 참여 바탕으로 전자정부 선도 국가로 거듭났다.
에스토니아 정부의 빠른 디지털화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빠른 도입'이다. 1990년대 말 디지털화를 시작으로 각 기관 통합을 시작했다. 2012년 학년별 맞춤형 코딩 교육 프로그램 '프로지타이거(ProgeTiger)'를 만들어 공급하기도 했다. 일반 시민은 디지털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메일로 발송해 인터넷상에서 업무를 보는 것을 일상으로 만들었다.
에스토니아는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부 서비스 간 정보 교환을 이룬다. 그 중심에는 '엑스로드(X-로드)'라 불리는 연결프로그램이 있다. X-로드는 디지털 행정시스템으로 블록체인을 결합했다. X-로드는 많은 기관과 기업이 이용한다.
각 정부 부문 데이터베이스(DB)는 분산돼 있지만 X-로드를 통해 다른 부서로 보낸다. X-로드 상 데이터는 디지털 신호화, 암호화 된다. 공공 기록과 금융, 의료, 통신 등 개인 이용 서비스도 X-로드로 통합 관리한다. 기존 단순 디지털 저장에서 이를 활용가능 한 폭이 넓어졌으며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에스토니아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개인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전자주민증 'E-ID'를 발급한다. 블록체인에 디지털 ID가 암호화돼 저장되는 만큼 개인 정보 조작이나 불법 유통 위험을 막는다. 국민은 전자주민증으로 2000개가 넘는 공공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제 막 국내서는 물꼬를 트기 시작한 병원 간 환자 정보 교환 등은 이미 에스토니아에서는 일상이 된 것이다.
선거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2005년 에스토니아 정부는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전자투표 방식을 토입했다. 처음 전자투표 참여율은 2%에 불과했지만 점차 인기를 얻어 2015년 의회 선거 당시 30.5%가 전자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에스토니아 자국에 방문하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전자 시민(E-resident)이 되는 기회를 부여한다. 현지에 방문하지 않고 원격으로 사업을 운영하도록 돕는다. 온라인 기업 등록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15분 만에 회사 설립도 가능하다. 2016년 기준 150개가 넘는 나라에서 수만명이 전자 영주권을 신청해 발급받았고, 이들이 에스토니아에서 창업한 회사는 수천여개가 넘는다.
물론 시련은 있었다. 에스토니아도 사이버 공격 등 침해사고에 대해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2007년 4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은 3주간 계속되기도 했다. 해당 공격 주요 타깃은 정부, 의회, 정당, 뉴스 기관 등 공식 홈페이지 등이었고 금융 거래 등도 일주일 이상 마비됐다.
이후 에스토니아는 2008년 '국가 사이버 시큐리티 전략' 수립 후 2014년 다시 정비했다. 국가 사이버 안전보장 협의회를 만들었다. 2009년 비상사태법(Emergency Act)을 선포했다. 사이버 위협이 비상사태 핵심 내용이다. 에스토니아는 주요 기반시설을 재정의하고 '사이버 방어 연맹'을 구성하는 등 공격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