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만의 차별화 기술 탑재...갤럭시A 시리즈 등 연내 출격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수정한다.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 최신 기술을 선탑재하고, 중저가 모델 출시도 늘린다.
이는 스마트폰 생산과 기술개발, 마케팅 전 분야에서 체질 개선과 혁신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문장(사장)은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중저가 스마트폰부터 새로운 기술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줄 계획”이라면서 “새로운 전략을 가동, 기존보다 폭넓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 사장은 지난달 갤럭시노트9 공개 이후에도 이전과 다른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플래그십 모델 교체 주기 장기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정체가 지속되는 반면에 신흥국 중심으로 중저가폰 수요가 늘고 있다는 시장 상황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의 중저가폰 시장 입지 확대를 저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이를 구현한 신제품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신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중저가폰으로 확대한 반면에 앞으로는 중저가폰만의 '차별화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뉴 테크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10에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갤럭시A(2019) 시리즈에는 트리플 카메라를 각각 선탑재하는 등 핵심 기술을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폰 물량 확대와 제품 다양화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장별 맞춤형 특화 기능을 탑재한 중저가폰 출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 전략 수정과 더불어 타깃 고객도 분명히했다. 고 사장은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 정비는 밀레니엄 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 공략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구매에 부담을 받는 밀레니엄 세대에 중저가폰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장기 관점에서 프리미엄 잠재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중저가폰을 늘려 중국,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수요가 높은 신흥시장 공략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새로운 트렌드와 수요를 발굴·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경쟁을 계속하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와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CNBC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저가폰 전략을 수정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수익 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중저가폰을 앞세운 '수요 경쟁'으로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고 사장은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 수정에 앞서 연초 삼성전자 모바일 연구개발(R&D) 조직에도 상당 부분 변화를 시도했다”며 오래전부터 전략 변경을 준비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CNBC는 고 사장 인터뷰를 공개하며 폴더블폰이 오는 11월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포럼에서 최초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