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혁신 방안 추진 현황 관련 전문가 죄담회를 개최하고 'SW 아직도 왜'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5대 혁신 항목에 대한 법 개정 이전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공공SW 사업 혁신 5대 항목은 정부 발주자와 사업자 간 공공 사업과 관련해 △제안요청서 명확화 △과업 변경에 대한 추가 대가 지급 △원격지 개발 활성화 △SW 산출물 활용 △상용 SW 활성화 등 공공 SW 사업 발주 혁신 관련 내용이다.
지난해 개정을 위한 전문가 TF 활동 가운데에도 법 개정 이후 실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과기정통부 장관 중심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얘기했다. 실행력과 효과성을 우려, 끝까지 모니터링하고 정착되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행정안전부도 3월 '행정기관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지침' 개정안을 마련, 투입 인력과 기간을 명시할 수 없다고 규정한 헤드카운트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 이후 10억원 초과 사업 65건을 조사한 결과 사업요청서(RFP)에 인력 관련 조항이 포함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었다.
정부가 법과 제도를 바꿔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공공SW 사업 혁신은 제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시장 침체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최근 기술 변화와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융합, 블록체인 등 신사업 정보화를 비롯한 국내 SW 산업 발전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러한 우려로 'SW 아직도 왜' 이후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SW 끝까지 간다'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관련 정책 실행력을 담보하고 지속 실천을 위해 현장 상황을 정부에 전달하고, SW생태계 이슈를 발굴해 이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활동을 이어 왔다.
SW산업진흥법이 공공SW 산업 중심에서 SW 사회 문화 확산으로 전면 개정을 앞둔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SW 산업 핵심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을 통한 정보기술(IT)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산업 발전을 위한 확대 정책이나 지원 정책은 무엇인지 등 전반을 고려하는 정책도 제시돼야 한다.
발전된 공공 SW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이번에 개정되는 공공SW 5대 혁신 방안 실행력 제고와 효율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으로 구성한 실행력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꾸준히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발주자 평가 지표, 인식 현황, 사업자 현황 등을 주기로 공표해야 한다.
둘째 공공 사업이 전통 시스템 개발 통합 관리 사업 중심에서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신사업 분야 및 융합SW 분야로 확산,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발전된 생태계로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공공 시장에서 퇴출된 대형 IT서비스 기업이나 글로벌 선도 기업 기술력과 노하우를 이용하고, 대·중소기업 협력을 위한 새로운 사업 참여 형태도 검토돼야 한다. 중소기업 수출을 위해 먼저 진출한 기업의 앞선 성공이나 실패 경험이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수출 선단 기업 중심으로 수출을 촉진하고, 경험을 공유해서 상호 시너지를 내는 융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SW 발주 방식 근본 혁신이 요구된다. SW는 제값을 받는 것이 오래된 과제다. 용역 중심 구축 사업은 적은 예산과 과도한 사업 변경 요구 등으로 사업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인터넷 중심 서비스 기업이 서비스 플랫폼 기반으로 성장하듯 클라우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글로벌 SW 기업은 사용하는 만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구축이나 라이선스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 기반 생태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SW진흥법 전면 개정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SW 중심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소통, 신뢰, 협력 기반 인식 변화가 동반돼야 발주자와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문화가 조성된다. 더 이상 발주자와 사업자 간 통제 및 방어를 반복하는 갑-을 갈등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동희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SW끝까지간다 연구회장 donghl9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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