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뀐 상법, 기업계 위해 작동해야

지난해 두차례 걸친 상법 개정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순차적 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계 대응이 발등에 불인 상태다. 당장, 다음달 주주총회가 법 시행 전 마지막 회사 정관 등을 손질할 기회인 만큼 이번 주총시즌이 새 상법상 기업계 경영 변화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모든 법이 그러하듯 개정된 상법 규정 또한 기업계엔 큰 부담이다. 1·2차 개정 작업 과정에 경제단체들이 단체 의견을 모아 순화 또는 단계적 도입을 요청했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해 3차 개정까지 앞두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대체로 상법 개정은 기업 소유주·경영진 부담은 높이는 쪽으로, 주주나 시장감시자들의 권리는 높이는 쪽으로 진행됐다. 한 번 더 남은 3차 개정 역시 '자사주 소각 의무화'란 강력 조항이 담겨 있어 기업계로선 큰 부담 거리다.

글로벌 자본·경영시장 흐름상 기업경영 의결 균형성과 주주 보호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연이은 상법 개정을 기업은 부담스러워 하지만 시장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이를 말해준다. 그리고 이어진 코스피 상승랠리 또한 오랜 제도·관행의 혁신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다음달 주총시즌을 전후로 단행될 기업의 선제적 시행 준비를,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정책·시장 참여자들이 인정할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숨 가쁘게 달려온 1·2차 개정에 이어 예고된 3차 개정은 기업 경영 차원에선 중요한 상황 변화인 셈이다.

따라서, 경영 결정권상 책임을 갖고 진행되는 정관 개정 작업이나, 사외(독립)이사·감사 선임 같은 절차의 독립성과 결정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주는 것 또한 우리 시장 변화와 발전의 중요한 척도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올해와 같은 지독한 불확실성 연속 상황이 기업에는 가뜩이나 짐인 상태다. 기업들 가운데 경영 한계에 봉착해 있는 곳 또한 부지기수다. 물론 경영을 넘어 우리 산업과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향성 자체를 되돌리기는 힘들다고 인정한다.

단, 앞으로 순차적인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르려 노력하는 기업의 현실을 부정하거나 악의적으로 곡해할 필요는 없다. 더 나아가 개정 상법에 따라 더 잘 변화하고, 참여하는 기업엔 정부 기업 정책의 힘을 실어줘야 한다.

시장 참여자의 권리와 성장을 꾀하려는 법 개정이 기업의 성장 동력을 더 살리는 쪽으로 작동해야 맞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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