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효승 한국시스템반도체협동조합 이사장 “국방반도체, K팹리스 키우는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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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승 한국시스템반도체협동조합 이사장.

“팹리스 산업을 키우려면 정부가 국방 반도체 국산화 추진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안정적 수요와 실전 검증 시장이 만들어지면 국내 기업은 기술을 축적하고 인력을 확보하며 양산·검증 경험을 쌓아 경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는 국방 반도체 국산화를 안보 과제이자 팹리스 산업 육성의 수요 엔진으로 규정했다.

올해 취임한 이효승 한국시스템반도체협동조합 이사장은 30여년간 시스템반도체 개발에만 몰두한 전문가다. 1992년 삼성전자에서 캠코더·카메라·HDTV 등 영상기기용 반도체 설계를 맡았다. 이후 하이트론을 거쳐 2002년 보안 반도체 기업 네오와인을 창업했다.

이 이사장은 “국내 무기체계는 외산 반도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산 반도체 수출통제(EL)로 공급이 끊기면 전차·자주포·미사일·전투기·함정·잠수함 등 방산 무기 수출과 자급화가 동시에 제약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방위사업청이 최근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의뢰해 발표한 '국방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팹리스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미국(약 70%), 대만(약 20%), 중국(약 9%)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그는 “국내 팹리스 산업이 열악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장기간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하고도 국방 무기체계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아날로그디바이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뿐 아니라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등도 국방용 반도체 개발에 참여하며 시장을 만들었는데, 국내에는 국방 수요가 팹리스의 안정적 성장 기반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팹리스가 무기체계에 적용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체계업체(무기체계 주관기업) 중심 구조'를 꼽았다. 그는 “방산 대기업이 국방용 반도체 개발 과제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설계 전문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 하청·재하청 구조가 형성되기 쉽다”며 “이 경우 설계 인력이 단기 투입 인력 위주로 구성돼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하청과 재하청이 반복되면 반도체 개발도 최종 단계로 갈수록 개발비가 부족해지고 품질·성능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 육성 과제를 설계할 때부터 중소 팹리스 등 반도체 전문기업이 주관·책임을 지는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반도체 국산화가 돼야 소프트웨어(SW) 국산화, 시스템 국산화도 가능하다”며 “하드웨어 위에서 SW가 돌아가는 만큼 반도체를 외산에 맡기면 '껍데기 국산화'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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