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21세기 시작 직전인 1999년,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는 전자문서법을 제정함으로써 인공지능대전환(AX) 시대의 초석을 마련했다. 전자문서가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작성 이후 송수신이나 보관 과정에서 그 내용이 변경되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있는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는 동시에 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이 존재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업무 전반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오늘날, 신뢰성이 확보된 전자문서는 AI가 올바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다. 이는 AI 학습의 80% 이상이 문자뿐 아니라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되어있는 전자문서(비정형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신뢰할 수 없는 전자문서를 학습하거나 참고한다면, 그 결과물은 판단의 오류를 초래하고 결국 업무 실패를 불러온다. 반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관리된 전자문서는 원본성과 무결성이 보존되며, 누가 언제 왜 작성했는지 맥락을 담은 속성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돼 활용성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고품질의 'AI-레디(ready)' 데이터가 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먼저 서면 형태 전자문서에 초점이 맞춰진 현행법을 모든 형태의 전자문서를 신뢰할 수 있는 관리의 대상으로 삼도록 법적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모든 전자문서를 빠짐없이 AX데이터화해야 한다.
한편, 현행 전자문서법에서는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된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을 부여하고 공인전자문서중계자의 전자문서 유통에 관해 신뢰성을 인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절차, 시스템 및 인력에 대한 8개의 행정규칙을 정해 고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기업이나 조직이 스스로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법적 기준은 아직 없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나 현대차,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에서 생산한 대량의 전자문서가 국가가 지정하거나 인증한 기관에 맡겨야만 신뢰성과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는 제도는 합리적이지 않다. 자칫 민·관·기업이 원팀으로 협력해야 하는 AX 시대의 발걸음을 늦추는 규제가 될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기술적으로 타당하고 객관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신뢰관리 방법을 갖춘다면 동일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도록 전자문서법을 개선하는 것이 'AI 3대 강국'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이때 전자문서의 신뢰관리 방법은 국제표준과 부합해야 한다. 별도의 행정규칙을 신설하기보다 국제표준에 따라 제정된 국가표준(KS)을 적극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전자문서의 보존 시스템과 신뢰성에 관해서는 KS X ISO 14641과 KS X ISOTR 15801 등이 있다. 이들 표준은 전자문서의 수정 이력을 추적하는 감사추적 기능과 재현성을 보장하며, 고품질의 신뢰 데이터를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절차 및 인력에 대한 기술적·업무적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전자문서 신뢰관리체계를 갖추고 법적 효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AX 성공과 글로벌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조송암 딤스 대표컨설턴트 songahm.ch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