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하드웨어 기술력에서 강점을 보인 반면 외부 글로벌 기업과의 생태계 구축에서는 약점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세계 시장 선도 영향력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 기술기업, 이업종 간 협력을 토대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 같은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 앱스토어를 꼽을 수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안에 글로벌 혁신가와 혁신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를 만들어준 셈이다.
이를 토대로 애플은 콘텐츠 확보에 직접 손을 쓰지 않고도 양질 앱과 콘텐츠를 대거 확보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애플이 아이폰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오픈이노베이션 열풍을 타고 국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내세운 이업종 간 협업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도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대표 성공 사례가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 지원 방향도 개별 기업 지원 중심에서 생태계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안드로이드 OS를 내세운 구글도 발빠르게 앱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그 결과 애플 앱스토어와 경쟁 구도를 만들어 내며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애플과 구글 모두 자체 생산설비 하나 없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 핵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전문가는 대기업이 보유한 플랫폼을 토대로 국내외 유망 기술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의 성공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기업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오픈이노베이션이 가능한 생태계가 갖춰진다는 것이다.
박찬수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제도혁신연구단장은 “과거 한국은 대기업·하드웨어 중심 성공모델을 보유했다. 패스트팔로우에만 익숙하고 혁신 주도에는 취약하다”면서 “글로벌 경쟁은 개별 기언 간 경쟁을 넘어 생태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이라고 진단했다.
김보경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학교, 연구소, 대기업 등 산업 유관 기관 간 접점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라면서 “산업 간 경계를 허물어 융합산업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모델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