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참사에 놀란 정부, 경영계에 협조 요청...경영계 규제·노동정책 혁신 주문

최악의 고용참사에 놀란 정부가 경영계에 해법과 협조를 요청했다. 경영계는 과감한 규제혁신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후속대책을 주문했다.

Photo Image
고용노동현안 경영계 간담회가 20일 서울 일자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서울 일자리위원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일자리 상황을 공유하고 고용노동현안을 논의했다.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으로 감소하고, 고용률(15~64세)도 67%로 떨어지는 등 일자리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는 최근 일자리 부진 관련해 일부 산업 경기부진(자동차, 조선업), 자영업 업황 부진, 인구구조 변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최저임금 인상 등도 경제 심리에 영향을 끼쳤음을 인정했다.

김영주 장관은 기업 혁신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인재 양성, 규제혁신 등을 통한 투자여건·일자리창출 여건 개선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했다. 경영계에 투자와 고용 확대 노력을 당부했다.

경영계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광산업 등 서비스산업 발전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목희 부위원장은 공감을 표시하고, 우선 추진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현재 일자리 창출 문제는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혁신을 과감히 추진해야 하고, 기업의 사기와 투자심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목희 부위원장은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규제가 아니라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감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 창출에 있어 기업인 사기도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이번 정부는 투자와 일자리 친화정부”라고 답했다.

정부와 경영계는 중소·중견기업 인력난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청년이 중소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과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은 “청년 창업 활성화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지역·업종별 맞춤형 일자리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영계는 앞서 2년 연속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에 반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관련 불만을 제기했다. 경영계는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크다는 우려를 표했다. 최근 입법예고된 최저임금법시행령 개정안, 업종별 차등적용 필요성, 최저임금위원회 공정성 등을 지적했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가 보호 필요성이 높은 계층이라는 점에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최저임금 제도 문제는 법률개정 사항이므로 국회 논의 시 참고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근로시간 단축 관련해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2022년말까지 노·사 합의시 30인 미만 사업장에 허용되는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추가 연장해 주는 등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 보전 필요성도 제기했다. 손 회장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도를 더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현재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연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2020년부터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TF 등을 통해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 및 임금 감소 문제 등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