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상반기 투자가 전년 대비 24.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비롯한 IT·전기전자 업종이 전체 투자를 견인했고, 그 중에서도 삼성, SK, LG가 전체 증가액의 99.9%를 차지했다. 반면 30대 그룹 절반이 넘는 16개 그룹은 투자를 줄였다.
1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상반기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을 집계한 결과 총 45조6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4.2%(8조9027억원)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은 제외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5조4272억원으로 1위였고, SK가 10조205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LG(7조4291억원), 현대자동차(3조2918억원), KT(1조2156억원), 에스오일(S-Oil·1조938억원)이 1조원 이상 투자했다.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SK그룹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조6329억원(55.3%)이나 늘었다. 이어 삼성이 2조8543억원(22.7%), LG가 2조4136억원(48.1%) 늘렸다. 현대중공업(4798억원, 166.3%), 에스오일(3989억원, 57.4%), CJ(2008억원, 30.8%)가 그 뒤를 이었다.
상반기 투자는 삼성, SK, LG가 주도했으며, 이들 세 그룹 투자액 합계치는 30대 그룹 전체 투자 증가액의 99.9%(8조9008억원)에 달했다.
반면 투자를 줄인 곳은 16개 그룹으로, 한진이 2655억원(-28.6%)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롯데 2269억원(-21.0%), KT 2060억원(-14.5%), 신세계 1384억원(-25.2%), KCC 1024억원(-43.7%)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IT·전기전자 업종은 상반기 28조764억원으로 7조8612억원(38.9%)이나 늘었고, 석유화학도 4조5682억원으로 1조9755억원(76.2%) 증가했다.
반대로 투자를 줄인 업종은 △유통 △운송 △에너지 △통신 △서비스 △철강 △상사 △건설 △지주 △제약 △증권 △보험 등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4조1735억원을 투자해 유일하게 10조원 이상 투자했고, SK하이닉스(8조594억원), LG디스플레이(3조5120억원), 현대자동차(1조5175억원), LG화학(1조4351억원), KT(1조1462억원), 에스오일(1조938억원), SK텔레콤(7916억원), 포스코(7816억원), 기아자동차(7408억원)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