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조립된 유전자 가위, 생체 내 전달되어 암 치료

국내 연구진이 외부 전달체 없이 안전하게 암 생체 조직으로 전달 가능한 자가조립형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개발했다. 암을 포함한 난치성 유전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편집, 교정하는 기술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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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 오승자 박사팀과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장미희 박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높고, 생체 조직 내 표적이 용이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정상 기능을 하도록 유전자를 편집, 질병 원인을 제거한다. 크리스퍼 기술은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로 분류된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가장 주목 받는 10대 미래 기술로 선정됐다.

KIST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를 체내에 직접 넣는 '인비보(In-vivo)' 방식을 활용해 외부 전달체 없이 자가조립이 가능하도록 유전자 교정 핵심 단백질(Cas9)을 개량했다. 'Cas9' 단백질의 서열 'C' 말단 부위(c-terminus)를 음전하를 띄고 있는 sgRNA, 자가조립이 가능하도록 양전하로 구성된 자연 유래의 펩타이드 서열(LMWP)과 핵으로 이동이 가능한 서열(NLS)을 가지도록 설계했다. 폐암치료에 적용해 항암 효능 효과를 검증했다.

기존 유전자 가위를 생체 조직으로 전달하는 기술은 인지질로 구성된 양이온 리포좀(Cationic liposome)을 통한 전하 복합체 형성에 의해 가능했다. 의도치 않은 면역원성을 유발하고 세포 독성이 높아, 임상 연구엔 한계가 있었다. 양이온 리포좀 내 유전자 가위를 캡슐화할 때 포착 효율도 좋지 않다. 유전자 가위가 생체 조직 안으로 면역 부작용이 없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표적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KIST 연구진이 외부 전달체 없이 유전자 가위를 암 세포막 안으로 스스로 전달하는 자가조립형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핵까지 스스로 이동한 유전자 가위가 유전체를 교정한다.

오승자 KIST 박사는 “암을 포함한 난치성 유전 질환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편집 교정하는 기술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미희 KIST 박사는 “연구가 이어진다면 동·식물 개량 등 향후 유전자 조작이 필요한 전 분야에 응용 확장 가능한 기술로 발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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