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ence]연예인, 21세기 기부문화 만들다

연예인 문화는 K팝·K드라마 등 K컬처 유행과 함께 생활 곳곳에 변화를 일으킨다. 최근에는 뷰티패션이나 생활필수품 등 생활과 밀접한 트렌드와 함께 사회생활 트렌드 변화를 유도하는 주요 키워드로까지 발전했다. 가장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기부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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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부는 '대가성 없는 자산전달'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의 행위와 함께 연예인이 중심축인 기부방법이 파생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컬처 에센스에서는 진행방식을 기준으로 연예인 기부문화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의의를 확인해본다.

◇'기본이자 근본적인 기부' 연예인 자산기부

먼저 자산 기부는 사회공익 실현을 위한 재원에 직접적으로 금품을 기탁하는 형태로, 기부의 원초적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패턴이다. 인기 연예인 자산 기부는 일반 대중이 쉽게 할 수 없는 거액으로 일시진행돼 많은 주목을 받곤 하는데, 최근에는 꾸준한 자산기탁으로 그 진정성을 더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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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정혜영 부부는 다양한 활동만큼이나 꾸준한 자산기부로 나눔을 실천하는 연예인으로 잘 알려져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공식 페이스북 발췌)

연예계 대표 기부천사로 불리는 션-정혜영 부부는 꾸준한 자산기탁 사례다. 이들은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 맞이 기부는 물론 연탄봉사, 바자회, 강연 등의 수익금을 기탁하는가 하면, 최근 농구스타 출신 박승일과 함께 루게릭병 환자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재시작을 진행하며 기부를 진행하는 등 현재까지 총 45억여원에 달하는 자산기부를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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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는 다양한 연예인들이 꾸준한 기부를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면서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아너 소사이어티 멤버 중 하나인 윤아의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07년말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도로 설립된 1억원 이상 고액기부클럽 '아너 소사이어티'는 일반인 가입자가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연예인의 꾸준한 자산기부를 알리는 축으로서 인지도가 높다. 지난달 청와대 오찬 초청으로 주목받은 소녀시대 윤아를 비롯해 현영·문근영·수애·김보성·박해진·안재욱·신민아·이유비·수지 등 인기 연예인들이나 견미리·인순이·현숙 등 중견 연예인, 김성주 등 방송인, 김연아·박지성·박인비·홍명보·김태균·최나연 등 스포츠스타까지 다양한 연예계 인사들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서 꾸준한 자산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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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은 일본 내 한인거주 마을 우토로 재건과 위안부 할머니 돕기 등 다양한 사회영역에 남몰래 기부를 베풀고 있는 연예인이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 발췌)

최근 방송을 통해 40년간 총 200억원 가량의 기부금을 전한 것으로 공개되며 화제가 된 원로가수 하춘화, 일제 강점기 한국인거주지 '우토로마을' 재건과 위안부 할머니 돕기 기부금을 전하고 있는 유재석, 35년간 활동하며 총 82억원의 기부금을 전한 이상용, 2008년 데뷔 이후 꾸준히 소외이웃 돕기 기부금을 전하고 있는 아이유(이지은), 목포 위안부 소녀상 건립과 환아 치료기부를 했던 박나래 등 숱한 연예인이 자산기부로서 나눔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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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2008년 데뷔 이래로 꾸준한 소외이웃 돕기에 기부금을 쾌척하며 선행을 베풀고 있는 아티스트다. (사진=전자신문DB)

연예인 자산기부는 일시적인 형태가 아니라 꾸준함을 전제로 바뀌면서, 사회공익 실현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내고 있다.

◇'재원 이상의 파급력' 연예인 재능기부

재능기부는 말 그대로 자산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사회공익 실현에 기탁하는 것으로, 보통 사회공익 프로젝트와 연결돼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 대상 자체가 소외이웃을 비롯해 유기견, 환경변화 등 사회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금품처럼 재원으로 누적되는 바는 아니나 연예인이 가진 대중인지도와 이미지를 통해 집중력을 환기시킬 수 있어 재원 이상의 기부방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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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은 소셜에서의 소신발언 못지 않게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으로 대중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등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는 연예인이다. (사진=전자신문 DB)

배우 정우성은 목소리로 사회공익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대표적인 재능기부 연예인이다. 그는 2014년 MBC '기후의 반란'을 시작으로 최근 영화 '그날, 바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 기후변화와 난민·남북관계·세월호 등 주요 이슈의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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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수영과 빅스 엔은 연기와 패션화보, 음원 등으로 사회공익에 기여하는 재능기부형 연예인이다. (사진=전자신문DB,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 수영과 빅스 엔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토대로 다각적인 재능기부를 펼치는 연예인들이다. 수영은 2016년 장애인의 날 특별드라마 '퍼펙트센스(KBS2)' 출연부터 아이웨어 컬래버 제품, 매거진 화보 등 시각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재능기부에 나서고 있다. 빅스 엔(차학연)도 발달장애 청소년 오케스트라 돕기, 한국 해비타트 정기저금 독려 및 '선인장' 음원기부, 홈리스 자활돕기 매거진 '빅이슈' 화보 등 다양한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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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프로젝트 행사 진행자로 나서고 있는 슈퍼주니어 이특과 소녀시대 써니의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예인 봉사활동 단체 '따사모'(조성하·홍석천·박철·한석준·도경완·오현경·김혜진·윤해영 등)의 '세이브더칠드런' 오디오드라마 내레이션 참여,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 프로젝트행사에 참여중인 슈퍼주니어 이특과 소녀시대 써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캠페인 참여와 기부로 함께하는 동방신기, 프로듀서 SR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음악 재능기부 프로젝트(윤민수·지아·백지영·박완규·정인·예지·제시·더블케이·마이크로닷·서영은) 등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이뤄지는 연예인들의 재능기부는 참여 자체만으로도 진정성과 감동을 전하며 대중에게 환영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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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 캠페인 참여와 기부 등을 펼치고 있는 동방신기와 프로젝트 앨범으로 재능기부에 참여한 윤민수의 모습. (사진=SM엔터테인먼트, 메이저나인 제공)

◇'연예인-팬덤의 선한 영향력' 연예인 팬덤기부

팬덤기부는 최근 비중이 높아진 연예인 기부형태다. 엄밀히 따지면 대중기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나, 연예인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까닭에 연예인 기부의 한 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앨범 또는 화보 등의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태부터 쌀·헌혈증 기부, 프로젝트 모금형 기부 등이 모두 '팬덤기부'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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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보이그룹 워너원은 앨범수익금을 비영리 공익단체에 기부하며, 자신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화제를 모은다. (사진=CJ ENM 제공)

워너원은 매 발매되는 앨범 수익금들을 유네스코나 한국심장재단 등 비영리 사회복지기구에 전달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하성운 등 주요 멤버 팬클럽도 멤버 이름으로 선행을 펼치며 눈길을 모은다. 특히 강다니엘 갤러리·다니엘닷컴 등 멤버 강다니엘의 팬클럽은 소외이웃을 위한 물품부터 기부금, 헌혈증 등에 이르기까지 연예인 뿐만 아니라 팬덤 스스로도 성숙함을 드러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밖에 아이돌이나 배우 컴백과 제작발표회 등에 모이는 쌀화환 기부나 연말연시 연탄기부, 비영리 복지기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한 기부금 전달 등도 연예인 기부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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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강다니엘은 아티스트로서의 매력뿐만 아니라, 팬덤기부를 불러일으키며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아이돌로서 잘 알려져있다. (사진=CJ ENM 제공)

전체적으로 연예인 기부는 단순히 일회성 금품 기부를 넘어 다양한 재능을 통한 상시적인 기부형태로 펼쳐지면서, 그들을 사랑하는 팬덤이나 대중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흔히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격언에서 보듯, 기부나 봉사 등 사회공헌은 모르게 이뤄져야한다는 시각과 함께, 연예인 기부 행보가 공개되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단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기 쉬운 기부나 봉사이거나, 소위 '기부천사'라 불리던 연예인들이 자기관리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서 오는 배신감 때문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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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스스로 본질과 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은 선한 파급력으로 대중문화를 환기시키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연예인은 연예인 스스로 자중하면서 영향력을 이어감이 필요하고, 대중 입장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연예인 기부행렬을 사회적 기부문화의 조성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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