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단축 위반 시 사업주를 징역형으로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과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내년도 최저임금 8350원(인상률 10.9%) 정부 고시를 앞두고 최저임금을 위반해도 징역형으로 처벌하지 못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최저임금 위반 시 징역형과 벌금을 병과하는 대신 벌금만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2000만원 이하의 벌금액도 사업장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했다. 50~300인 사업장은 1000만원 이하, 50인 미만 사업장은 500만원 이하로 낮췄다.
김동철 의원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불복종 운동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위반을 이유로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과잉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을 범법자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상공인 등은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16.4%나 오른데 이어,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또다시 10.9% 인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며 불복종 운동을 선언했다.
현행법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벌금을 부과한다. 칠레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벌금을 차등 부과한다. 독일과 헝가리는 과태료 부과에 그친다.
김동철 의원은 “사업주는 지불능력이 없어 범법자가 돼야 하고, 정작 최저임금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은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근로시간 단축을 위반하는 사업주에 대해 징역형으로 처벌하지 못하도록 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가하는 것은 과잉처벌이라고 김동철 의원은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은 “미국과 일본은 근로시간 위반에 대한 별도의 규정 없이 가산수당을 미지급하는 경우에만 처벌한다”며 “영국은 휴식시간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고 독일은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