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와일드 웨스트(Wild Wild West).”
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을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비유했다. 수많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다른 업체와 달리 충분한 준비를 마치고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외적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고객경험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어요. 이제는 외부 플랫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정 부사장은 미국 현지에서 페이팔, 애플, 이베이 등 글로벌 기업을 거쳤다. 지난 2016년 이베이코리아 최고제품책임자(CPO)로 합류했다. 현재 고객경험을 담당하는 사용자경험(UX) 디자인 및 개발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이베리코리아가 선보인 스마일페이가 시장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했다.
그는 스마일페이 3대 강점을 'R·F·M'으로 꼽았다. '최근에 사용했고(Recency)' '자주 사용하고(Frequency)' '실제 사용가치가 높은(Monetary value)'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스마일페이는 G마켓, 옥션, G9에서 확보한 커머스 노하우가 접목됐다”면서 “사회 초년생 시절 목격한 페이팔 성공사례를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G마켓과 옥션에서 스마일페이로 결제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신용카드, 무통장입금 등 기존 수단보다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스마일페이를 이용하는 고객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베이라는 대형 커머스 플랫폼을 발판으로 성장한 페이팔과 동일한 전략이다.
정 부사장은 “많은 간편결제 업체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커머스'와 손을 잡고 있다”면서 “스마일페이는 이베이코리아 3대 쇼핑 채널을 요람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구매전환율'이 높은 서비스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이제 막 개화했기 때문에 사용자가 여러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국보다 먼저 간편결제 시장이 태동한 미국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정 부사장은 “너무 많은 간편결제 옵션은 소비자 쇼핑 경험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구매 효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구매전환율이 높은 서비스가 생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앞으로 '카테고리 리더'를 영입하는 제휴 전략을 지속 펼칠 계획이다.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와 손을 잡아 다른 업체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대 효과'를 노린다. 이는 페이팔이 먼저 시도했던 전략이다. 페이팔의 성장 DNA를 스마일페이에 이식하는 셈이다.
정 부사장은 “고객에게 편리함과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면서 “가맹점에게는 윈-윈(Win-Win) 경험을 제공하며 외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