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애널리스트, 금융 관련 사무원 등 금융분야 신규 구직인원이 대폭 감소했다. 로보어드바이저(RA) 등 핀테크 도입과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기존 금융권 점포 축소에 따른 금융산업 변화가 금융산업 인력구조 재편도 가속화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조사한 '금융·보험 산업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투자 및 신용분석가(애널리스트) 신규 구인인원은 상반기 31명 대비 대폭 줄어든 16명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현장형 인력수요 분석과 인력 수급 미스매치 현황 파악 등을 위해 매년 작성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보험 분야 주요 직종 대다수가 지난해 하반기 신규 구인인원이 크게 줄었다. 신규 구직건수는 상·하반기 비슷했지만 구인인원은 상반기 3519명에서 하반기 2303명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금융 관련 사무원 신규 구인인원은 682명에서 401명으로 크게 줄었다. 금융기관 창구 및 출납 사무원은 557명에서 369명, 신용추심원은 174명에서 87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금융·보험 분야 구인인원 감소는 2013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은행, 보험, 여신 등을 중심으로 신규 구인·채용이 가장 많았던 사무원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한 조직효율화와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점포 수 감소가 채용 축소의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은행업권 국내외 점포 수는 2012년 7884개에서 지난해 7069개로 10.4% 감소했다. 증권사 점포 수도 같은 기간 1761개에서 1184개로 32.7% 줄었다. 지속적 하향 국면이다.
보험사 점포와 대리점 수는 더욱 빠르게 줄고 있다. 보험사 점포 수는 같은 기간 7489개에서 6533개로 12.8% 줄었다. 대리점 수는 4만8795개에서 3만8883개로 20.3% 감소했다. 특히 생명보험은 점포 수와 대리점 수 각각 20.4%, 30.0% 줄어 전체 보험사 감소율을 웃돌았다.
반면 부동산신탁회사와 자산운용사, 신기술금융사는 대폭 증가했다. 부동산신탁회사 점포 수는 2012년 124개에서 지난해 281개로 늘었다. 자산운용사는 82개에서 195개, 신기술금융사는 12개에서 38개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채용 인원 대다수가 경력 직원으로 채워지고 소규모로 운영하는 신금융의 특성상 기존 대표적 금융권에 비해 신규 구인인원 증가는 크지 않다. 실제 신탁업 및 집합투자업의 절반 이상은 5인 미만 사업장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인터넷은행 등 핀테크 분야의 빠른 성장도 신규 채용 인원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실제 금융·보험업권은 핀테크와 모바일 금융의 확산을 계기로 고비용·저효율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향후 산업내 인력의 감축 추이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디지털 금융 성장에 따라 새로운 IT 기술 등을 활용하는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금융 전문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4.0 시대는 IT융합인력을 핵심 동력으로 하고 있으므로 디지텀 금융 선도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표> 직종 세분류별 구인구직 실적(2017년도 12월 기준), 단위:명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