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꼬리자르기 나선 '신일그룹'... 거래소 상표 출원인은 전 대표

'돈스코이호' 인양을 추진하는 신일그룹이 스캠·다단계 의혹을 받는 신일골드코인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상호만 같을 뿐 돈스코이호 탐사를 하는 신일그룹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신일골드코인 국내 상표 출원인이 신일그룹 최대주주(류상미)라는 점에 대해서는 개인의 일로 일축했다. 신일골드코인국제거래소 행사 사진에 신일그룹 관계자가 함께 찍힌 사실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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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

신일그룹은 26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돈스코이호 진위여부와 인양 계획, 신일골드코인 관련성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울릉도 근해에서 러시아 철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돈스코이호는 150조원 규모에 달하는 금화와 금괴 등을 싣고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선 인양이 화제가 되면서 신일그룹이 인수 계획을 밝힌 코스닥 상장사 제일제강은 주가가 급등했다. 싱가포르에 법인 주소를 둔 신일골드코인국제거래소는 150조원 돈스코이호 보물을 담보 가치로 백서 한장 없이 코인을 발행, 프리세일을 진행한 사실도 드러나 다단계 스캠 코인 의혹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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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이날 신일그룹 신임 대표로 취임한 최용석 대표는 “신일그룹과 신일골드코인은 전혀 무관하다”며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회사명이 같아 빚어진 오해일 뿐 어떤 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신일그룹 공식 발표대로라면 '150조원 돈스코이호'를 사이트 전면에 내걸고 관련 영상과 사진을 사이트에 게시한 신일골드코인은 허위 사실로 가치를 부풀린 스캠이 된다.

블록체인 기술이나 코인 효용성에 대한 설명 없이 돈스코이호 인양에 따른 기대 가치 상승만을 내세워 코인을 발행했기 때문이다.

신일그룹 공식 입장과 달리 신일골드코인 관련성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특허청에 출원된 '신일골드코인' 상표는 신일그룹 전 대표이자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류상미 씨가 출원인이다. 해당 상표는 돈스코이호가 발견되기 전인 5월에 출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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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에 상표 출원된 신일골드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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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골드코인 상표출원 항목

신일골드코인국제거래소 블로그 등에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신일그룹 관계자가 신일골드코인 현판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게시된 상태다.

관계를 계속 부인하던 최 대표는 질의가 이어지자 결국 “돈스코이호 탐사 첫 시작은 신일골드코인국제거래소에서 시작한 것이 맞다”고 일부 인정했다. 이어 “사회적 관심에 부담을 느낀 신일그룹 전임 이사회가 물러나고 컨설팅을 맡던 씨피에이파트너스가 대주주로 2기 이사회를 구성해 유물적 가치 발굴이라는 목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제일제강 인수 건에 대해서는 “돈스코이 발견 전에 류상미 씨 의뢰로 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신일그룹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류상미 씨는 지분 35%를 여전히 보유한 채 현 이사회에도 포함돼 있다.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최 대표가 기자들을 피해 행사장 밖으로 도망치듯 달려나가면서 추격전이 이뤄지는 헤프닝도 있었다. 신일골드코인 관련 의혹과 피해자 보상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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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최 대표는 “혹여나 싱가포르 신일그룹에서 발행한 코인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되고 우리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변호사와 상의해 류상미 씨 보유 지분을 피해자분들께 돌려드릴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신일그룹은 26일자로 신일해양기술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한다.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 회장을 맡는다. 최 대표는 제일제강공업 최대주주로 예정돼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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