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높시스 CEO “인도 반도체 설계 인프라 놀라워”… 한국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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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툴 전문업체 시높시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인도의 반도체 설계 역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의 정책 당국자도 관련 분야 육성을 원한다면 인도의 사례를 참조할 만 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는 19일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텔, 퀄컴,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인도에 설계, 검증 연구소를 두고 있다”면서 “반도체 설계 분야만 놓고 보자면 인도를 따라갈 만한 국가가 없다”고 말했다.

제우스 CEO는 “기본적으로 인도는 이공계 교육에 특화돼 있는데다 느슨한 규제, 낮은 인건비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면서 “시높시스 개발자 행사를 열었을 때 가장 많은 엔지니어가 오는 곳이 바로 인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반도체 설계 시장은 계속 추락하는 추세다.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국내 팹리스 업체 대부분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은 크게 줄었다. 학교로 가는 연구비가 줄어들자 반도체 설계를 전공으로 삼는 졸업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기업은 설계 인력이 없어서 아우성이다.

아트 드 제우스 CEO는 중국의 반도체 설계 역량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제우스 CEO는 “중국은 지난 20년간 반도체 설계 능력이 큰 폭 상승했다”면서 “제조는 여전히 한국이나 대만, 미국 의존도가 높지만 설계 분야에선 이미 중국이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메모리 등 강점을 가진 분야에선) 한국 반도체 기술력을 쫓아오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술유출'과 관련해 “사람이 이동하는 것은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가는 것을 막으려면 조금 더 좋은 처우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회로 선폭이 좁아질수록 설계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로 EDA 회사인 시높시스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물리적 한계에 도달할 정도로 좁은 선폭을 구현할 때 부닥치는 문제를 엔지니어가 굳이 알지 않아도 될 만큼 신뢰성 높은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높시스코리아는 국내 반도체 고객사를 상대로 SNUG(Synopsys Users Group) 컨퍼런스를 열었다. 9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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