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7조원 규모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의 빅데이터를 수집, 사고파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거래 데이터를 탈 중앙화시켜 소비자가 자신의 결제 데이터에 통제권을 갖고 수익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제의 가장 큰 전제조건인 '개인정보 활용 동의' 문제를 블록체인과 토큰(보상)으로 해결했다. 대형 상점이나 소상공인, 창업기업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고도화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15일 블록체인 기업 캐리 프로토콜(대표 최재승·손성훈)이 올 하반기 블록체인 기반 오프라인 상점과 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연결하고 집적할 수 있는 '캐리 프로토콜 로드맵'을 공개했다.
3분기 월렛으로 거래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춘 단말기 SDK와 통신 기능을 갖춘 프로토타입 지갑을 상용화한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기본 결제 기능, 결제로부터 거래 데이터 생성, 지갑으로 거래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춘 통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또 자체 트랜잭션과 데이터 저장, 타깃팅 조건에 의한 필터링 기능을 갖춘 '캐리 스마트 컨트랙트'를 출시한다.
그간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에 축적된 빅데이터는 가공할만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10%도 채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진다.
캐리 프로토콜은 소비자가 자신의 결제 데이터에 통제권을 갖고 이를 수익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다른 관계자인 상점이나 광고주에게는 결제 데이터를 통해 고효율의 마케팅과 광고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 빅데이터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는 캐리 프로토콜 최재승·손성훈 대표가 스포카 창업 멤버이기 때문이다. 스포카는 지난 7년간 약 1만여개의 상점, 1500만명의 소비자 관련 데이터를 보유한 쿠폰·포인트 간편 적립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스포카 인프라를 활용해 캐리 프로토콜은 태블릿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인 '도도 포인트'를 프로젝트에 접목했다.
먼저 소비자가 상점에서 결제하면, 상점에 설치된 판매시점관리(POS)에 결제 데이터가 모인다. 이를 소비자 지갑 앱으로 전달하고, 상점은 재구매 유도를 위한 포인트나 쿠폰을 지급한다. 소비자는 상점 단말기로부터 전달받은 결제 데이터 통제권을 갖게 된다. 즉 결제 데이터를 블록체인 상에 업로드할지 결정을 한다. 만약 소비자가 블록체인 상에 결제 데이터를 업로드하는데 동의하면 캐리 프로토콜은 보상으로 CRE 토큰을 지급한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결제 데이터는 광고주나 여러 가맹점주가 활용할 수 있다.
광고주는 공개된 결제 데이터를 가공하고 목적에 맞는 소비자를 타깃팅할 수 있다. 또 암호화폐 사용을 위한 단말기 사업자와 암호화폐 지갑 사업자, 빅데이터 타깃팅 광고 서비스 사업자에게도 큰 시장을 열어주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캐리프로토콜은 이 프로젝트 상용화를 위해 토큰을 발행한다. 전체 발행량은 100억개다. 최근 프리세일에서 할당된 토큰을 1분38초만에 완판했다.
[인터뷰]최재승 캐리프로토콜 대표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에 쌓인 결제 정보와 다양한 데이터는 10%도 채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집니다. 이 정보를 수집해 빅데이터로 가공하면 그 가치는 매우 커집니다.”
최재승 대표는 오프라인 결제 정보를 DB화해 플랫폼에 얹으면 기업에게 보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도 금전적 이익을 줄 수 있다. 버려지는 정보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적 의미도 크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창업자에게 API 형태로 제공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최 대표는 “신사동 지역 30대 중반 남성이 6500~7400원짜리 음식 중 가장 선호하는 종류를 빅데이터로 뽑아낼 수 있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찾거나 개인별 네트워크로 시작했던 창업이 보다 정교해지고, 실패 확률도 줄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렉트 컨슈머 마케팅은 물론 다양한 사업 고도화도 가능하다.
그는 “또 다른 빅데이터+블록체인 융합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