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진해되던 3상 임상시험이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 국가로 이동했다. 중국은 2017년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 후 글로벌 임상시험 참여율이 급격하게 증가, 임상시험 유치를 위한 국가 간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는 세계 최대 임상시험 레지스트리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 등록 사이트 데이터를 분석했다. 세계 제약사 주도 3상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전년대비 16.1% 줄었다. 한국은 전년대비 24.5%로 대폭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가 올해 상반기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전체 3상 임상시험은 117건에서 78건으로 33.3% 감소했다. 이중 국내 임상시험은 11.1%, 다국가 임상시험은 37.4% 감소했다. 반면 전체 2상 임상시험은 35건에서 53건으로 51.4% 증가다. 국내 임상시험은 8건에서 16건으로 100%, 다국가 임상시험은 27건에서 37건으로 37% 증가했다.
한국 임상시험 위기가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 목소리도 높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관계자는 “전반적 임상시험 감소세는 임상시험의 복잡화 및 연구개발(R&D) 생산성 저하에 대처하고자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 임상개발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빠르고 비용 효과적인 임상시험이 가능한 국가로 임상시험 이동 등은 국제 신약개발 전략 변화와 맞물려 한국에는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전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신규 등록 프로토콜 수는 5536건으로 전년 동기(7019건) 대비 21.1% 감소했다. 이중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13.3% 감소하며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한국 참여 전체 의약품 임상시험 신규 등록 프로토콜 수와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의 증감률은 각각 -12.9%, -8.1%로 글로벌 대비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점유율에서 한국은 2017년 3.10%에서 2018년 3.28%다.
임상시험 점유율 증가는 2상 임상시험이 이끌었다. 제약사 주도 2상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전년대비 6.7% 증가했고, 점유율도 0.28%포인트 증가했다.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은 “우리나라도 임상시험 승인시간 예측성 확보와, 관세면제, 인센티브 등 임상시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임상시험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