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가 부동산 공시가격이 원칙적으로는 90% 이상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위원회는 도로·철도 등 민간투자사업에서 예측 대비 실제 이용량 100%를 초과하는 사업은 거의 없고 수요 부족 때문에 국민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게 되는 관행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는 10일 국토분야 관행에 대한 2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낮은 현실화율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부동산가격공시제도 △위험의 외주화,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등이 제기된 철도안전 및 철도산업 △과다 수요예측과 사업자에 특혜시비 등 논란이 있는 민자사업 제도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위원회는 각종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한 정확한 가격을 책정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남근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장은 “공시가격도 시세를 반영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90% 이상이 반영되는 것이 원칙이어야 한다”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성을 봐서는 매년 어느 정도로 갈 것인지 다른 부처와 협의해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1989년 도입된 공시지가 제도는 시행 당시부터 기존 과표기준과의 연속성 때문에 매우 낮은 현실화율로 출발했던 한계가 있었다. 현실화율 제고를 위해서는 시세변동분보다 공시가격을 더 많이 올려야 하는데 세부담 및 건강보험료 증가, 기초연금 등 복지수급자 탈락자 급증 등 우려 때문에 매년 일관성 있게 개선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은 50% 수준, 공동주택 강북은 70%, 강남은 60% 수준 정도로 알려져 있어 현실화율 문제와 함께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왔다.
위원회는 현실화율 지표로서 실거래가반영률이 실거래가의 건수가 부족하고 시기·지역이 편중돼 있으며, 매년 표본이 불연속적이고 당사자간 특수한 사정이 개입된 거래 및 허위신고 등으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명확한 현실화율 통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제고를 위해 연내를 목표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실화율 정책지표로 공시가격을 조사자가 감정평가선례 및 실거래가 등을 분석해 결정한 시세로 나눈 시세반영률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정원부족을 아웃소싱으로 해소하는 과정에서 안전관련 업무까지 포함한 '안전 외주화'를 추진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도로·철도 민자 사업에서 수요를 과다 예측하는 관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실시협약에 반영했던 과거 민자도로 사업은 예측통행량과 실제통행량의 차이가 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수요위험을 부담하는 MRG를 통해 추진되었던 9개 사업 중 4개 사업의 경우 개통 후 5년이 경과하여도 실제 통행량이 예측대비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MRG 없이 민간이 수요위험을 부담하는 사업의 경우 실제 통행량이 예측대비 80% 이상에 달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민자철도는 MRG 여부에 관계없이 실제 수요가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10년째 운영 중인 공항철도의 경우 실제 이용객이 예측대비 30% 수준으로 2015년까지 약 1조 4000억원의 MRG를 지급하였으며, MRG를 지급하지 않는 신분당선도 실제 이용객이 50%에 불과하다.
위원회는 부실한 과다수요 예측의 원인으로 민간이 제시한 수요를 정부가 제대로 확인·검증하지 못한 채 협약을 체결하던 관행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가교통 DB는 저출산·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지속 증가한다고 예측했고, 수요분석가는 불확실한 개발계획을 임의대로 반영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 부실수요 예측을 부추겼다고 봤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부정확한 수요예측으로 재정지원이 과다 발생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수요예측 정확도를 제고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및 민자타당성 분석 등을 통해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감소 추세를 반영하는 등 국가교통DB를 정비하고, 주변 개발계획 반영 기준도 설정할 계획이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