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질병신호 잡는 'AI 스마트폰 청진기 앱' 나온다

Photo Image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심장 소리를 이용해 심장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앱)이 국내 처음 나온다.

강시혁·서정원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신인식 카이스트 교수 공동 연구팀은 환자가 스마트폰으로 심장 소리를 녹음하고 심장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용 모바일 앱(CPstethoscope)을 개발, 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심혈관질환은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32%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치명적이다. 질병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심장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 대부분 복잡해 해석이 어렵고 비용도 비싸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청진기처럼 활용하면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검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연구에 나섰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나선구조신경망'으로 심장 소리를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나선구조신경망은 뇌 속 시신경 피질 작동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딥러닝의 한 유형이다.

심장 소리 녹음은 별도 기기를 추가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본 녹음기능을 이용하도록 했다.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10초간 심장 소리를 녹음하는 방식이다.

심장질환자 46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 녹음된 심장 소리에 대한 AI 진단 정확도는 최저 87%에서 최고 90%에 달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높은 진단 정확도에도 스마트폰 기기에 따라 음질에 차이가 있는 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시험에서 65% 환자에게서만 비교적 양호한 음질 소리가 확보됐다. 이 때문에 연구자가 사용자 대신 녹음하고 녹음된 소리를 데스크톱으로 옮겨 잡음을 제거하는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스마트폰만으로 심장 소리를 청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지속 연구를 거쳐 녹음부터 음성처리, 진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환자 스스로 처리하는 모바일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시혁 교수는 “최신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 슈퍼컴퓨터”라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심장질환 자가진단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관련 국제학술지(JMIR mHealth and uHealth, Journal of Medical Internal Research mobile Health and ubiquitous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