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상적인 업체로 위장하거나 고액의 현금을 즉시 지불한다고 강조하는 등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불법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리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통장을 매매하다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통장매매 광고에 이용됐다는 이유로 금감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용 중지를 요청한 전화번호는 8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2% 늘었다.
이 중 1.4%(11건)만이 인터넷 등에 게재된 통장매매 광고에 언급된 전화번호였고 대다수인 98.6%는 불법 문자메시지 발송에 이용된 전화번호였다.
금감원은 대포통장을 모으려는 불법업자들이 신규계좌 개설시 심사 강화, 의심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통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불특정 다수에게 통장매매·대여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 발송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불법업자들은 지능화되고 교묘한 문구를 사용하며 통장 거래의 불법성을 희석시키고 계좌 대여자를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불법업자는 문자메시지에 '통장'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계좌를 빌려 달라”거나 “통장은 필요 없이 체크카드나 현금카드만 주면 된다”는 식으로 통장·카드를 모집했다.
또 인터넷 쇼핑몰이나 유통회사 등 정상적인 업체로 위장해 세금감면, 대금결제에 필요하다며 통장·카드를 모집한 문자메시지들도 있었다. 불법업자들은 특히 '매매', '삽니다' 등의 직접적인 문구를 사용하는 대신 접수·임대·대여 등의 용어를 사용해 정상적인 거래처럼 속였다.
“통장 1개 400만원, 2개부터는 각 500만원 선지급” 등 고액의 대가를 제시하며 통장 매매를 유도한 사례도 확인됐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겨냥해 통장 대여를 '용돈벌이식 부업', '알고 보면 쉬운 재테크'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들도 적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장 매매·대여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불법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인터넷상 광고글을 발견하면 금감원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