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기적으로, '중국의 스티브잡스' 레이쥔 샤오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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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의 성공은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고 말하지만 반대다. 1% 영감이 99%노력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다”

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기적으로 주목받는 기업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은 노력만큼 타이밍도 중요함을 늘 강조했다. 그의 인생도 이 가치관처럼 흘렀다.

레이쥔은 20대 초반 창업 실패 후 소프트웨어 회사 금산(金山)에 입사했다. 입사 16년만에 부회장 등을 거쳐 금산 최고 위치까지 올랐다. 남부럽지 않은 위치에 있던 레이쥔은 2007년 돌연 사표를 낸다. 20대 초반 꿈꿔왔던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다.

레이쥔은 2010년 작은 쌀(小米), 좁쌀을 뜻하는 '샤오미'를 설립했다. 죽을 끓여먹다 문득 떠올린 '작은 쌀 한톨은 큰 산과 같다'는 불교 개념에서 영감을 얻었다. 작은 제품이 세상을 바꾼다는 포부를 가진 회사 이름이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레이쥔은 2011년 스마트폰을 세상에 선보였지만 초반부터 아이폰 '짝퉁' 이라는 오명을 입었다. 대륙의 실수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온갖 역경에도 샤오미는 출시 첫해 1800만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시계, 스마트체중계 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판매했다. 동영상스트리밍와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충전기, 스쿠터, 공기청정기 등 샤오미 자체 브랜드 전자기기도 출시,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륙의 실수는 대륙의 기적으로 바뀌었다. 창업 7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로 올랐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만든 미UI는 세계에서 2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중국외 인도, 미국 등 세계 주요 거점에 뿌리를 내렸다. 최근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다. 알리바바 이후 최대 기업공개(IPO)로 꼽힌다.

샤오미 성공 배경에는 레이쥔이 있다.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는 레이쥔이 초반 업계와 소비자 비난에도 묵묵히 투자하고 꾸준히 제품을 출시했다. 덕분에 샤오미는 뛰어난 가성비로 업계와 소비자 인정을 받았고 현재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샤오미가 위기에 처했을 때 레이쥔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샤오미는 창업 후 한때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판매가 꺾이면서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기업 가치도 하락하면서 샤오미의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많았다. 레이쥔은 사업이 추락하던 2016년 다시 전력을 가다듬고 차별화 전략을 마련했다.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했다. 적시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시스템 확보에 투자했다. 회사는 1년 만에 다시 부활했고 샤오미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세계 주요 경영자와 시장이 레이쥔의 판단력과 리더십에 주목했다.

레이쥔은 인재 투자에도 주력했다. 레이쥔이 직원 복지를 위해 한 해 지출하는 금액만 40억5000만위안(약7000억원)에 달한다. 직원 당 수천만원 수준이다. 레이쥔은 직원과 인재확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창업 때부터 중국 내 최고 IT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하루 대부분 시간을 인재 찾기에 나섰다. 인재가 중심이 돼야 샤오미만의 철학이 담긴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레이쥔은 상장 후 확보한 자금을 발판으로 미래 사업에 투자를 강화, 세계 기업과 본격 경쟁에 돌입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레이쥔은 여전히 포스트 스티브 잡스를 꿈꾼다. 그가 모바일 회사를 창업한 이유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창업 당시 “세상은 모바일로 달려간다”며 샤오미의 명확한 존재 이유와 방향을 정했다. 샤오미 원칙인 '저렴하고 우수한 품질' 정책은 제품과 서비스 곳곳에 스며들었다.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에 이어 중국 내 최대 기업으로 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평가한다. 샤오미도 최고 인재 확보와 차별화된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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