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연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장

“질량 단위는 마치 공기 같아서 평소에는 중요성을 알기 어렵지만 산업과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내년에 이뤄질 네 개 분야의 기본단위 재정의에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이유입니다.”

박연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물리표준본부장은 내년 5월 20일 '표준의 날'에 재정의될 예정인 질량, 온도, 전류, 물질량 단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각 단위에서 재규정된 수치가 우리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다. 1㎏의 아령은 일 년 뒤에도 1㎏아령이다. 그러나 미세 연구나 산업 분야에는 아주 조그마한 단위 변화도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날 훼손되고 변하기 쉬운 '실제 물체'를 대신해 불변하는 '물리 상수'로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면서 혹시 모를 미세한 오차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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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장은 단위가 사람의 모든 분야를 지탱하는 '공기'와 같다고 설명하며, 우리나라가 향후 관련 분야를 충분히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질량을 예로 들면, 금속 1㎏ 단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과 차이를 띠게 됩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플랑크 상수'로 1㎏을 규정하면 100년, 200년이 지나도 균일한 값을 유지합니다.”

박 본부장은 표준연에서 단위 재정 연구와 준비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단위 기술 연구로 관련 단위를 더욱 정확하게 규정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속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는 새로운 정의를 기반으로 단위를 측정하는 방법 및 다양한 관련 연구를 중점 추진한다. 수년 째 연구를 지속해 다양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

박 본부장은 표준연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 수위를 다투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질량 측정 기기 '키블 저울'의 경우 표준연은 이미 오차 1000만분의 1 수준인 기기를 개발, 고도화하고 있다. 2020년까지 2000만분의 1 수준의 기기 개발이 목표다. 이 정도 기술력을 갖춘 곳은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위스 정도다.

박 본부장은 우리나라와 표준연이 짧은 연구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키블 저울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70년대지만 우리나라는 2010년에서야 연구기획에 착수했다.

그는 “아직 세계 최고는 아니지만,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기술력을 갖췄다. 특히 질량 분야에서 2020년에는 키블 저울 2호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더 큰 발전을 기대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있을 '시간'과 '광도' 단위 재정의에 대비한 연구다. 시간 측정은 현재 '세슘'이 진동하는 간격을 기준으로 삼는데, 표준연은 세슘보다 더 많이 진동하는 이터븀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인 '광시계'를 개발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단위 기술력을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지만, 더 큰 목표와 도전이 필요하다. 그동안 축적한 성과를 토대로 내년 재정의 논의에 상당한 역할을 해내고, 향후 시간과 광도 재정의 과정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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