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을 위한 두산중공업과 SAP 협력 모델은 여러 면에서 시사점이 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내 제조업이 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두산과 SAP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18 SAP사파이어' 행사에서 공동 협약서를 교환했다. SAP 제안으로 이뤄진 협약을 통해 두산중공업은 발전기자재 설계·제작 운영 노하우를 SAP IT 플랫폼 기술 역량과 결합해 디지털 발전설비 운영 솔루션, 신규 사업 모델 발굴 등에 나설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전통 제조 기업이다. 제조업이 본류지만 2013년부터 '디지털 이노베이션'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화에 앞장서 왔다. 발전 플랜트 고장을 사전 예측·진단하는 프리비전, 스마트폰으로 풍력발전기 운영 현황을 실시간 감시하고 원격 관리하는 윈드 슈퍼비전 프로그램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세계 SW 기업 SAP가 협력을 제안한 배경이다. 제조업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를 SW와 접목해 세계 유명 기업도 부러워할 수준의 솔루션을 개발해 낸 것이다.
두 업체 만남만으로도 당장 시너지가 예상된다. 아날로그 기반 제조업과 디지털 중심 소프트웨어가 만나 상생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위기에 직면한 제조 기업의 진화 모델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국내 제조업은 급전직하 상황이다. '수출 한국'을 떠받치던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주력 업종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쟁력 하락은 수출 감소로, 다시 고용 위축이라는 악순환에 빠졌다. 수출도 반도체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1~4월 자동차 수출은 1년 전보다 5.6%, 자동차부품도 7.6% 각각 줄었다. 선박구조물·부품 수출은 38.4%나 급감했다. 상황이 급박하지만 정책은 겉돌고, 뾰족한 돌파구도 없어 보인다.
제조업 가운데 5대 주력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83.7%로 압도한다. 제조업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4차 산업혁명도 요원하다는 이야기다. 주력 제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이 필수다. 규제 개혁과 함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규제 혁파는 정부 몫이지만 디지털 전환은 기업 주도로 진행돼야 효과가 크다. 두산과 SAP 모델을 주목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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