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미국, 백악관이 직접 혁신·창업 전략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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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세계 최고 기술 강국 미국은 백악관에서 직접 혁신 창업 전략을 주도한다. 미국의 혁신 창업 전략 방향성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란 큰 목표에선 우리나라와 엇비슷하지만, 전략적 접근 방법은 다르다.

특히 주정부 차원의 정보기술(IT)정책 권한이 강한 미국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IT정책기구 역할은 효율적 정책 집행 이상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허용 등 규제 정책도 주마다 다른 미국에서 백악관 IT정책기구는 국가 차원의 전략의 계획과 실행을 이끌어낸다.

백악관의 대표적 IT정책기구는 '과학기술정책실(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이하 OSTP)'이다. 1976년 법적 기구로 백악관에 자리 잡았다.

이는 당시 사회적 맥락과 관련이 깊다. 미국은 냉전체제 이후 사회복지와 경제발전 주요 동력으로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결국 미국이 혁신 강국이 된 배경이 됐다.

OSTP는 대통령과 정부에 경제, 국가안보 관련 과학, 공학적, 기술적 자문 역할을 한다. 관련 정책과 예산 집행을 위한 정책 개발과 조정까지 하며 기관, 민간분야, 주정부, 학회,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주도한다. OSTP 실장은 장관급이며, 대통령 과학보좌관도 겸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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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창업 전략을 앞세웠던 전임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는 상근인력이 100여명이 훌쩍 넘을 만큼 역할이나 조직이 방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을 집행하는 국가이니만큼 짜임새 있는 예산 편성과 실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OSTP 산하에 국가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설, 민간 전문인력 활용에도 적극적이었다. 헬스케어 등 응용기술을 기반으로 공공의료 수준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전략적 참모역할을 맡겼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가였던 아니쉬 초프라, 토드 박에 이어 실리콘밸리 출신인 미건 스미스 전 구글 엑스(X) 부사장이 CTO에 오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국정연설에 발표한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 등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성장 전략 등도 백악관 내 싱크탱크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0년 이후로 미국에 1550여만개 일자리가 창출됐고, 2015년 4분기에만 88만9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2009년 30여개에서 2015년 170여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 내 IT정책 역할은 대폭 축소됐다.

대선 당시부터 과학기술계와 불편한 관계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이 지나도록 OSTP 수장을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비워두고 있다. 조직 규모도 대폭 축소돼 30명도 남아있지 않고,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OSTP는 지난 3월 트럼프 정부 1년간 인공지능, 바이오, 사이버보안, 디지털경제, 에너지, 우주개발과 과학교육 등 기술 정책을 정리한 보고서를 내놨으나 '속 빈 강정'이란 평가를 받았다.

미국 IT정보매체 엔가젯은 정책이 실제로 조치된 것이 없거나 주요 사업들에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혁신이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우려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미국 과학기술정책실(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OSTP) 연혁

1957년 아이젠하우어 대통령, '대통령 과학기술 특별고문'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비상설) 설치·운영

1962년 케네디 대통령,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설치

1973년 닉슨 대통령 OSTP 전면폐지

1976년 카터 대통령 OSTP 설치: National Science Policy Organization and Priorities Act에 근거

2018.6월 트럼프 대통령: OSTP를 유지중이나, OSTP 실장을 아직 임명하지 않아 정상운영에 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