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북미정상회담 '시진핑 배후론' 새 변수로…트럼프, “김정은, 시진핑 만난 뒤 태도 변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연이어 부정적 언급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Photo Imag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과 두 번 만난 다음에 김정은의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중국이 북한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약간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보느냐는 미국 기자 질문에 대한 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시진핑 배후론'을 언급한데 이어 또 다시 시 주석을 거론했다.

트러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두 번째 시 주석과 만난 다음에 내가 보기에는 김정은의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것에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시 주석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알 수는 없다.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도박사, 포커페이스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어쨌든 만난 다음 (김정은의)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거기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일어났을 수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태도 변화가 있었다라는 논란이 사실인 것은 틀림없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에게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두 번째 시 주석과 김정은의 만남에 대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면서 “공경에 빠뜨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아마 문 대통령께서는 조심하셔야 될 부분이 있겠다. 왜냐하면 북한과 바로 옆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시 주석을 언급한 배경은 최근 이뤄진 북중 간 비공개 회동을 경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북미 간 직접 대화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 주도권을 잡는 듯 했으나 북측이 중국과 다시 물밑 대화를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북측의 태도도 강경모드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를 넘어 중미 관계에서도 중국과 시 주석을 견제, 압박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날 '시진핑 배후론'을 내비치면서도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우회적인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북중 관계에 부담감을 표시한 상황이다.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가 관심사다.

미중 간 조율 가능성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마치고 23일께 미국을 경유해 귀국할 예정이다. 짧지만 방미 일정 중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양국 입장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