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IT기업이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조직문화를 선제적으로 도입, 주목된다. 웹에이전시 업체 유플리트가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을 근로기준법 개정 시행 시점 보다 2년 빠르게 도입했다. 대기업·금융권을 중심으로 퍼지는 워라벨 조직문화 도입에 중소기업도 팔을 걷어붙였다.
유플리트(대표 최근화)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등 근로자를 배려한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주 52시간 근무를 기본 전제로 연장 근로수당을 포함한 포괄연봉제를 3월 폐지했다고 22일 밝혔다.
포괄연봉제는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고 일정 근무시간 이외 연장근무·야간근무·휴일근무 등 근무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하지 않고 일괄 지급하는 급여제다. 원칙적으로 기준 근로시간 이상 초과 근무하면 별도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영여건으로 인해 대부분 포괄연봉제를 유지해 왔다.
유플리트는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포괄연봉제를 폐지하고 주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 연봉계약을 체결, 운영 중이다. 또 연장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야근근무수당 등 법률이 보장하는 각종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본사 근무가 아닌 고객사에 직원을 파견한 경우 연장근로수당을 파견수당으로 대체하고 프로젝트 직책수당을 별도 지급한다.
이는 유플리트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법률 적용 시점인 2020년 1월 1일보다 2년을 앞당겨서 시행하는 것이다. 유플리트 직원은 현재 약 60명으로 법적 의무사업장이 아니다.
웹에이전시 업종은 평소 근무시간이 많고 이익률이 낮은 비즈니스 환경 여건을 갖고 있다. 유플리트가 포괄연봉제를 포기하고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과 각종 수당지급 체계를 도입한다는 건 커다란 도전이다. 기업의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직원이 실제 일한 만큼 받아야 할 수당과 대우를 인정해 행복지수를 높여주려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다.
유플리트는 인사·조직 문화 전반을 전담하는 '행복추진본부(이하 본부)'를 신설, 직원의 회사 만족도를 높이고 연장 근무를 지양해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벨 문화 활동을 전개한다. 본부는 직원의 성장 사다리를 설계해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직무 평가를 공정하게 실시, 포상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직원의 성취동기를 극대화한다는 게 목표다.
문재승 행복추진본부장은 “웹에이전시 산업은 오롯이 사람에 의해 유지되는 업종인 만큼 구성원 만족도는 프로젝트 성과와 더 나아가 회사 존립 기반과 직결된다”면서 “구성원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기업이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열망하는 워라밸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한 발 앞서 참여했다”면서 “행복경영방침은 '고객이 가장 선호하고 신뢰하는 UX디자인 컨설턴시'란 비전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