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국 '재난안전 통신망'(ESN)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유럽 지역에서 삼성전자가 재난 안전망 구축하는 첫 사례다.
영국 정부는 16일 삼성전자를 자국 ESN 프로젝트 가동을 위한 솔루션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ESN 프로젝트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내 30만명 이상의 응급 구조 요원을 지원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당초 첫 계약을 체결한 영국 현지 통신사업자 BT(British Telecommunications)가 두 번째 ESN프로젝트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BT의 첫 번째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미진해지면서 IBM을 위주로 한 컨소시엄이 최종 계약을 따냈다. 영국 내무부는 “ESN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현재 7년 지연 상태됐다”며 “내년까지 완전히 가동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영국 ESN프로젝트는 IBM과 삼성전자, 에릭슨,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총 6개 사업자가 참여한다. IBM이 ESN 플랫폼 설계·구축·시스템 통합 등 전체적인 사업을 총괄하고, 삼성전자·에릭슨·팔로알토 네트웍스 등이 솔루션을 공급하는 형태다.
계약 규모는 약 16억 파운드(약 2조 8439억원)다. 이 중 40%(6억 4000만 파운드·약 1조 1392억원)를 IBM이 가져가고, 나머지 60%(9억 6000만 파운드·약 1조 7087억원)를 솔루션 공급업체 5곳이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별 계약금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자사 솔루션인 MCPTX(Mission-Critical Push-to-X)을 영국 재난안전 통신망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은 재난 상황에서도 음성·영상·이미지 등의 실시간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끊김없이 제공할 수 있다. 기존 텍스트로 전달되던 재난안전 정보를 이미지·비디오 등으로 대체, 현장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하고 위급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영국 ESN 프로젝트 수주는 삼성전자가 유럽 지역에서 처음 따낸 MCX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국제민간표준화기구(3GPP) 기반 MCPTX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의 통신사에 재난안전 통신망에 MCPTX 솔루션을 공급한 사례가 있다. 세계적으로 재난안전 통신망 구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계약 수주가 다른 지역·국가로 확대 가능성도 높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