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제조는 기본, 소프트웨어까지" 신기술사업금융 통해 성장동력 찾는 인탑스

Photo Image

인탑스가 신기술사업금융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달 회사는 '인탑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다며 100억원 출자를 공시했다. 인탑스는 삼성전자 휴대폰 1차 협력사다. 스마트폰 외관을 구성하는 메탈 또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든다. 1988년 삼성 첫 휴대폰인 'SH-100' 모델부터 케이스를 공급해 양사의 협력 관계가 30년을 넘었다.

◇인탑스에 부는 변화의 바람

신기술사업금융(이하 신기사)는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업으로 한다. 인탑스는 신기사 설립 이유로 “모회사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제조업체인 인탑스와 투자는 다소 낯선 조합이다. 하지만 갑작스럽지는 않다. 인탑스는 2015년부터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을 투자, 지원하는 '페이퍼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프로그램은 쉽게 말해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인탑스가 자금, 노하우, 기술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인탑스의 지원을 받아 제품화를 하고, 인탑스는 스타트업 제품의 제조를 맡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전략이다.

인탑스는 지금까지 키위플러스, 라인어스, 시그넷이브이, 닷, 엔씽, 로쿱 등 여러 스타트업에 약 70억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이 중 상당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키위플러스는 아동용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소비자 선호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진행하는 시그넷이브이는 작년 8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고, 최근 폭스바겐 자회사 EA(Electrify America)가 추진하는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전자가격표시기(ESL) 업체인 라인어스는 이탈리아 마트체인 쿱(COOP)을 비롯해 유럽, 북미, 일본에서 고객을 확대하는 중이다.

인탑스가 이들 스타트업 제품을 양산해 거둔 매출은 지금까지 약 350억원(누적 기준)이다. 스타트업들이 성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만 약 300억원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hoto Image
이탈리아 1위 유통업체인 쿱(Coop) 매장에 설치된 라인어스 전자가격표시기

◇'HW에서 SW까지' 미래 동력 발굴

인탑스인베스트먼트 설립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전보다 강화하고 전문화하겠다는 의미다. 인탑스는 특히 하드웨어 스타트업 발굴과 협업을 밑바탕에 두면서도 플랫폼, 인공지능(AI), 인더스트리 4.0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및 협력 대상 분야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이정철 인탑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지양하고 기존 페이퍼 프로그램의 취지와 누적된 경험을 살려 신생 기업들과 상생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라며 “하드웨어 스타트업 외에도 다양한 신규 분야에 대한 기업 발굴과 투자 역시 적극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인탑스는 인탑스인베스트먼트를 신사업 발굴의 통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근하 인탑스 대표는 “인탑스의 중장기적인 비전은 제조 측면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표면처리, 제품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사에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사업아이템을 확보·구축하는 데 있다”며 “새롭게 도전하는 신기사 진출이 회사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비전 달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hoto Image
김근하 인탑스 대표(오른쪽)와 이정철 인탑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운데) 등 신사업실 임직원들이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