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멜론이 10~30대 소통 문화를 바꾸고 있다. 말이나 이모티콘으로 하기 힘든 기분·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이모티콘이나 짤(이미지)처럼 음악공유 서비스가 대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7일 카카오M에 따르면 카카오멜론 서비스 개편 이후 음악 공유 건수가 4월 한 달 동안 340만에 달했다. 하루 평균 10만건이 넘었다. 대부분 10~30대로 음악이 소통 창구로 사용된다는 의미다.
카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음악으로만 대화하는 방도 등장했다. 오픈채팅이란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관심사에 따라 대화하는 서비스다.
이들 대화는 음악공유로 이뤄진다. '좋아' '고마워' 등 간단한 대답은 민서·윤종신의 '좋아'나 세븐틴의 '고맙다' 같은 제목의 음악으로 대신하는 식이다. 위드유의 '연애하자'는 10대 간 사랑고백용으로 자주 쓰인다. 이모티콘이나 말 대신 '생일 축하송' 등으로 축하하기도 한다.
카카오톡 내에서 사진과 상태 메시지처럼 기분이나 감정을 프로필 뮤직으로 설정,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멜론은 음악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 음악이 꾸준히 소비되는 롱테일(Long tail) 효과가 두드러진다. 본인이 음악을 직접 고르기도 하지만 인공지능(AI)으로 적합한 곡을 골라주는 '멜론 스마트 i'도 힘을 보탰다.
실제로 카카오멜론 서비스 개편 이후 첫 일주일 동안 1만건 이상 공유된 여섯 곡 중 같은 기간 멜톤 차트 톱10에 있던 곡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트와이스의 '하트 쉐이커(Heart Shaker)'만 아이돌 음악이고, 나머지는 모두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곡이었다.
가장 많이 공유된 곡은 딘(DEAN)의 '인스타그램'이다. 이 곡은 같은 기간 멜론 차트 22~26위를 기록했다. 차트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한 박효신의 '겨울소리'는 음악공유 순위에서는 5위에 올랐다. 음악 공유 서비스를 비롯해 음악 큐레이션, 인공지능 기반 뮤직봇 등의 기술이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멜론 관계자는 “음악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향을 교류하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카카오멜론과 뮤직봇 '로니' 등 새로운 기술이 음악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