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고 토론하고..." 교과서가 바뀌니 학생 참여 수업으로

#. 칠판 앞을 무대로 둥그렇게 모인 학생들. 가운데에는 책 속 주인공 역할을 할 3명이 앉을 의자가 들어온다. 3명은 동화 속 등장인물이 돼 행동 원인이나 감정을 묻는 질문에 답한다.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 4학년 2반 국어 수업의 모습이다. '한 학기 한권 읽기' 국어 수업이 어떻게 토론식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창의력, 협업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답을 가르쳐 주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질문을 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올 해 초등학교 3~4학년 교과서는 2015 교육과정에 맞춰 새로 나왔다. '교과서를' 가르치는 수업이 '교과서로' 배우는 수업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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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 국어수업을 하고 있는 공주초등학교 4학년 2반 모습

이 학교 학생이 진행한 사회 수업 역시, 학생이 모둠을 꾸리고 옛이야기 소개 자료를 만드는 '프로젝트' 형태였다. 학생끼리 역할놀이·인터뷰·노래가사바꾸기 등 옛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소개할 것인지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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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옛이야기 소개 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3학년 1반 학생들

이혜련 교사는 “교육과정이 2009교육과정에 비해 대폭 줄어 참여형으로 수업을 재구성했다”면서 “토의·토론도 할 수 있고 의사소통이나 협업능력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이 바뀐 배경에는 교과서 변화가 몫을 했다. 올 해 바뀐 초등 3~4학년 교과서는 적정한 학습량으로 참여하며 배우고, 이를 생활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어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통해 학생이 단순히 '읽기'나 '쓰기'를 넘어 읽은 것을 이해하고 느낌을 표현하도록 했다.

수학 역시 학습 분량과 난이도를 학생 수준으로 맞춰 학습 부담을 줄였다. 꼭 배워야 할 내용은 함께 도형을 만들어보거나 혼합 계산을 하는 협력·탐구 활동으로 제시했다. 과학은 과학지식과 놀이를 연계했다. 학생이 자연스럽게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영어도 학생의 일상생활과 연계하고 영어 표현을 숙달하기 위한 참여활동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학생 참여 교실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혁신 외에도 여러 제도·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연화 공주교대부설초 교장은 “역량중심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야 하는데 교사에게는 부담이다. 교육과정 정보 및 검색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참여 중심 수업을 학부모와 함께 참관한 김상곤 부총리는 “1만 2726시간에 달하는 초·중등 수업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인재로 성장할 것인지가 결정된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걸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초중등 교육에서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 2015 교육과정이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토론으로 발전해 나갈 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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